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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START UP?/Growth Hacking

3개의 사례로 알아보는 그로스해킹: 제품-시장 궁합편



지난 2개의 포스팅을 통해 그로스 해킹에 관한 굵직한 내용들을 살펴보았는데요.


"그로스해킹, 스타트업의 성장을 이끄는 엔진" 보러가기

"실리콘밸리 최고의 그로스해커가 알려주는 그로스해킹 5단계 접근법" 보러가기


쉬운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앞에 두 포스팅을 먼저 올렸던 이유는, 큰 맥락을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아시다시피 성공사례라는 것은 특정 부분을 과장하거나 전체를 보여주지 않는 측면이 있죠.

무언가를 "쉽게 대충" 배우기엔 사례부터 보는 게 좋지만, 제대로 보려면 맥락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부터가 "누가 뭘 해서 효과가 참 좋았습니다"만을 얘기하고 끝나는 사례 소개는 효용 없다고 생각하기에,

그로스해킹의 다양한 측면과 맥락을 드러내는 사례에 살을 좀 붙여서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지금부터 제품-시장 궁합을 기반으로 한 그로스해킹 또는 제품-시장 궁합 자체가 곧 그로스해킹이 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제품-시장 궁합에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링크 클릭! > "'프로덕트 마켓 핏'의 진짜 의미는?" from VentureSquare)


‘프로덕트 마켓 핏’의 진짜 의미는?



1. 핫메일: "PS. I love you." 한 마디에서 시작된 나비효과



1996년, 핫메일 창립자 새비어 바티아와 잭 스미스는 벤처 투자가인 팀 드레이퍼와 마주 앉았습니다.

팀 드레이퍼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웹 기반 이메일은 대단히 멋진 제품이지만, 

이것을 어떻게 입소문이 나도록 해서 퍼지게 할 건지가 궁금하군요."


바티아가 광고판에 광고를 하겠다고 답하자, 드레이퍼는 이렇게 답했죠.


"무료로 제공해야 할 지도 모르는 제품에 그런 비싼 접근법은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보내는 이메일 맨 밑에 메시지를 넣을 수 있나요?"


이렇게 해서, 핫메일은 사람들이 보내고 받는 모든 메일 하단에 아래와 같은 문구가 들어가게 됐습니다.


'추신: 난 당신을 사랑해요. 핫메일에서 무료 이메일 계정을 받으세요'

P.S. I love you. Get your free e-mail at Hotmail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은 이 작은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사용자가 보내는 모든 이메일이 제품을 광고하도록 했으며. 카피도 매우 효과적이었기 때문이었죠.

카피가 창의적일 필요는 없었는데, 그저 놀라운 제품을 사람들에게 소개해주기만 했으면 됐으니까요.

결정적으로 이 기능은 계속해서 개선에 따른 효과의 변화를 측정할 수가 있었습니다.


드레이퍼의 제안을 실행한 뒤, 핫메일은 6개월 만에 백만 명의 고객을 얻었습니다.

5주 뒤에는 그 2배가 되었고 97년 12월 거의 천만 명을 확보한 뒤 MS에 인수되었습니다.

수억 달러를 광고에 쏟아붓고 닷컴 버블과 함께 붕괴한 회사들과 전혀 다른 길을 걸었죠.


"위대하고 거대한 서비스는 작지만 놀랍도록 폭발적인 아이디어에서 시작된다"

20년도 넘게 지났지만 오늘날까지도 핫메일의 사례는 매우 유효해 보입니다.




2. 에버노트: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해라"



에버노트는 여러분도 잘 아시는 생산성 카테고리의 서비스입니다.

에버노트는 초창기 몇 년 간은 전사적으로 마케팅에 돈 한 푼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해요.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결코 최고의 제품을 만들지 못한다."

_에버노트 창립자 필 리빈


그래서 에버노트는 마케팅을 배제하고 예산을 모두 제품 개발에 쏟아 부었습니다.

처음에는 브랜드가 확실히 느리게 형성되었으나 결국 기대했던 성과를 달성했죠.

어떻게? 왜냐하면 에버노트는 지구 최고의 생산성 어플리케이션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에버노트는 제품을 개선하는 것이 최고의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에버노트는 저렴하고 위트 넘치면서 결정적으로 효과적인 방법들을 계속 시도했습니다.


고객들이 "미팅할 때 노트북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상사가 자꾸 의심해요"라고 불평하자,

에버노트 팀은 아래와 같은 문구가 새겨진 노트북 스티커를 배포했습니다.


"버릇없이 구는 것은 아닙니다. 에버노트로 회의록을 작성하고 있는 거에요."

(I'm not being rude. I'm taking notes in Evernote.)


핫메일만큼의 파급력은 물론 아니었겠지만, 에버노트의 재치있는 전략 또한 비슷한 맥락이죠.

충성도 높은 사용자들이 여기저기 스티커를 노출하면서 에버노트의 판촉활동이 이루어졌으니까요.




3. 에어비엔비: "사람들이 열광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곧 마케팅이다"


출처: 에어비엔비를 탄생시킨 초기 사업계획서



기존의 마케팅이란 제품 차별성이 희미해진 전장에서의 싸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케터들은 "아무도 원하지 않거나 더는 필요로 하지 않는 제품"을 붙들고 애를 써 왔죠.

그러나 그로스해킹은 이러한 관점을 철저히 배제시켜 버립니다.


"맨 처음 마주하는 사람에게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제품, 넓게는 전체 사업이나 비즈니스 모델조차도 바뀔 수 있고 바뀌어야 한다"

_라이언 홀리데이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유니콘으로 손꼽히는 에어비엔비의 시작은 "Airbedandbreakfast.com" 이었습니다.

아파트 마루 위에 에어매트리스 하나 놓고, 숙박하는 손님들에게 아침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며 사업을 시작했죠.

무명의 스타트업으로 소리없이 사라질 수도 있었을 그들은 지금 굴지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어떻게 성공했을까요?


이건 좀 아니다 싶었던 창업자들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 방향을 틀었습니다.

유명한 기술/디자인 컨퍼런스 참석자 중 방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네트워킹 대안 서비스였죠.

그런데 생각해 보니 조금 더 나은 방향이 있었습니다.


"호텔은 싫지만 호스텔이나 비좁은 방도 피하고 싶은 여행객 유형을 타깃으로 하자"


그들은 이용자 피드백과 이용 패턴에 기반하여:

- 서비스명을 "Airbnb"로 간략화

- 아침 식사 제공 및 네트워크 파트를 서비스에서 없앰

- 서비스 재정의: 

"상상 가능한 모든 종류의 숙박 시설을 빌리거나 예약하려는 사람을 위한 서비스"



에어비엔비의 창업자들은 제품과 서비스를 계속 개선하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최적 효율성을 달성할 때까지 계속해서 변경하고 개선하기를 반복했죠.

그들의 최초 아이디어는 다소 비실용적인 것이었지만 결국 폭발적인 아이디어로 전환됐습니다.


에어비엔비의 기업가치는 현재 400억 달러를 넘겼습니다.

제품개선을 위한 반복 실험과 전환이야말로 최고의 마케팅 의사결정 중 하나임을 증명하는 사례죠.




마치며


마케터가 기자, 이용자 앞에서 보기만 해도 맥 빠지는 제품을 홍보하고 연설하는 시대는 저물었습니다.

대신 사용자의 질적, 양적 피드백을 토대로 아이디어를 정교하게 다듬어 제품을 정말 멋지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멋진 제품 또는 제품의 이용을 그 자체로 강력한 프로모션 툴로 만드는 마케팅이 가능해지니까요.


예전 포스팅에서도 말씀 드렸던, 어딘가 익숙한 내용이죠?


모든 그로스 해커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동으로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전파하며,

스스로 영구히 지속하는 마케팅 기계 (self-perpetuating marketing machine)를 만드는 것이다.

_아론 긴


게임의 법칙이 바뀌었습니다. 제품의 성공과 실패는 이제 제품-시장 궁합(Product Market Fit)에 달렸습니다.

일단 제품-시장 궁합을 잠재고객이 환호할 만한 것을 만들면, 그 이후의 마케팅은 마른 장작에 불을 붙이는 것과 같습니다.

제품이 먼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어떤 마케팅도 돈 낭비 시간 낭비가 됩니다.


그로스해킹은 무형의 인터넷 서비스를 만드는 IT 스타트업에게 유효하다는 한계를 갖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제품의 본질에서 출발하는 "진짜 마케팅"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창업을 꿈꾸는 제가 다음 커리어로서 그로스 해커를 준비하고 있는 것도 전혀 관계없는 것이 아닙니다.


에어비엔비 사례와 같이, 초창기의 그저 그런 아이디어를 폭발적인 아이디어로 바꾸는 것도 마케터의 영역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창업자가 스타트업을 차린 직후부터 데스 밸리를 통과하며 무수히 반복하게 될 일이기도 하죠.

창업을 위해 스타트업을 다니며, 또 그렇게 하라고 이야기를 하는 전 그로스해킹과 창업이 매우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포스팅은 여기까지!

오늘도 제 부족한 블로그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