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엔비는 세계적인 미대로 손꼽히는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스쿨 출신의 동갑내기 두 청년에 의해 시작됐습니다. 2007년 10월, 인더스트리얼 디자인 콘퍼런스 기간 동안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가 현재 에어비엔비의 초기 개념을 구상했죠. 그 때 그들의 나이는 만 26세였습니다. 두 명은 생각만큼 좋은 직장을 구하지 못했고, 돈이 없어 방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기도 했었죠.
2008년 2월, 게비아의 전 룸메이트이면서 그들보다 3살 어린 하버드 컴퓨터공학과 출신 네이선 블레챠르지크가 에어비앤비의 세 번째 공동창업자로 합류했습니다. 그들은 컨퍼런스 등 행사 때 호텔을 예약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공간을 빌려주는 고객과 공간을 대여하는 고객을 연결하는 플랫폼 - Airbedandbreakfast.com 웹사이트를 2008년 8월 공식 오픈했습니다.
2009년 3월, 웹사이트 주소는 airbnb.com으로 바뀌었고 대여 공간의 종류가 에어 베드와 공유 공간에서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2011년 2월, 에어비앤비는 누적 예약 건수 100만, 2012년 1월에는 500만, 2012년 6월에는 1,000만 건을 달성한 이후 오늘날 수천 명의 직원이 일하는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 에어비앤비는 기술친화적이며 소유보다 경험을 중요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적합한 서비스라고 평가받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에어비앤비는 총 3단계에 걸쳐 진화해 나갔죠.
이 포스팅은 <에어비앤비 스토리> 책을 바탕으로, 3단계에 걸쳐 20대 초중반의 어린 창업가들이 위대한 서비스를 만들어내기까지의 과정을 정리했습니다.
1. 카우치서핑Couch-surfing 단계, 2007-2011
* Couch-surfing : 소파를 찾아다닌다는 뜻, 현지인이 여행자에게 소파를 제공하는 일종의 인터넷 여행자 커뮤니티.
에어비앤비 서비스가 업계에서 다소 모호하게 분류되고 있던 시기로, 2007년 최초 비즈니스 모델 구상부터 2011년까지 약 3년 간의 기간.
POINT 1. 일상에서 문제를 포착하고 실행에 옮기다
"네가 비행기에 오르기 전 너에게 해줄 말이 있어.
우리는 언젠가 회사를 창업할 것이고 사람들은 그 회사에 대해 책을 쓸 거야."
조 게비아, 학교를 졸업하고 떠나는 체스키에게
"신청을 하고 싶어서 전화를 걸었더니 진짜 놀라더군요.
누군가 숙박을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목소리였어요."
에어비앤비 최초 투숙객, 수르베
- 체스키의 사업가적 면모를 궤뚫어 본 게비아는 직장에 불만을 갖고 있던 체스키를 설득해, 마침내 샌프란시스코에서 여정을 시작하게 됨
- 룸메이트가 모두 떠나 방값을 모두 낼 돈이 없는 상황에서, 방을 구하지 못한 컨퍼런스 참석자들에게 남는 방을 대여해 준다는 작은 기회를 포착
- 빠르게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블로거를 이용해 홍보하여 3명의 고객을 유치, 천 달러를 벌고 사업의 가능성을 현실에서 확인함
POINT 2. 천재 개발자를 붙잡으려다 보니 위대한 비전과 제품이 나왔다
"체스키와 게비아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길 원했지만,
저는 서비스를 더 좋게 만들고 더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방법을 알아내기 전까지 망설였습니다."
- 블레차르지크는 12살에 프로그래밍을 독학하여 14살 때부터 프리랜서로 일하기 시작했으며, 고등학교를 마칠 무렵 마케팅 소프트웨어로 100만 달러를 벌어 하버드 컴퓨터공학을 전공
- 원래 하던 일들과의 충돌로 망설이는 블레차르지크를 위해 게비아는 요구기능을 대폭 쳐내어 최적 MVP를 기획, 요구 코드량을 반으로 줄였고, 블레차르지크를 끌여들임
- 계속된 시행착오 속에 블레차르지크가 팀을 떠날 결심을 하자, 체스키와 게비아는 오늘날까지도 변하지 않은 핵심 비전을 수립하고 비전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함으로써 블레차르지크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
POINT 3. 버티기 위해 뭐든지 한다, 그러면서도 본질을 놓치지 않는다
"와우! 당신들은 정말 바퀴벌레 같군요. 절대 죽지 않을 겁니다."
- 엔젤 투자자들이 이들의 아이디어를 마치 방사능처럼 취급하는 동안에도, 작은 블로거들을 섭외하는 한편 전당대회 등 대형 정치 이벤트를 기회로 이용하며 효율성 높은 홍보활동을 지속해 나감
- 2만 달러의 빚을 돌려막던 시기, 체스키와 게비아는 '오바마 오'와 '캡틴 매케인'이라는 기상천외한 디자인의 시리얼 박스를 만들어 시중 시리얼을 채워넣고 판매해 2만 달러를 벌고 유력 언론 매체에 소개되었으며, 세계 최고의 엑셀러레이터인 Y Combinator의 투자를 이끌어냄
-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와중에 대금 지불 프로세스의 문제를 발견하고 비즈니스의 확장에 매우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 판단, 눈앞의 고객을 거절하면서까지 페이팔 등에 의존하지 않는 정교한 자체 대금 지불 프로세스를 개발
"사업을 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해내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해냈죠.
그들은 아이디어 기획에 많은 시간을 쏟지 않았습니다.
곧바로 '론칭'을 했죠. 실행력이 대단한 팀이었습니다."
"우리는 모든 투자자가 저지르는 고전적인 실수를 범했다.
우리는 당시에 그들이 하고 있는 일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췄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 할 것, 해낸 것에는 관심을 두지 못했다."
"문을 열자마자 열기가 느껴질 만큼 그들은 완전히 미쳐 있었습니다."
2. From Igloo To Castle 단계, 2012-2015
회사가 이상하고 별난 방식으로 사이트를 알리며 성장이 본격화된 시기. 본격적인 성장에 앞서 이들은 서두르지 않고 롤모델 기업을 선정하여, '강력한 미션'과 '핵심 가치'의 필요성을 깨닫고 에어비앤비의 핵심 가치를 '부지런히 일하는 올림픽 선수' 등 10가지 기질로 간추렸다. 그 이후에 사람을 만나기 시작했다. 세 창업자들은 좋은 인재를 뽑으면 그 사람이 자신과 비슷한 수백 명의 직원을 불러들일 것이라 확신했다.
"첫 엔지니어를 뽑는 일은 여러분의 기업에 DNA를 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 시기에 에어비앤비에서 이글루, 오두막, 보트부터 유럽 고성까지 다양한 종류의 공간이 에어비앤비 플랫폼에서 호스팅되기 시작했고, 이 시기에 메가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마케팅/운영 기반을 구축했다.
[ 에어비앤비 리브랜딩 2013 - 2014 ]
- 커뮤니티 총책임으로 합류한 더글라스 애트킨Douglas Atkin은 수 개월에 걸쳐 에어비앤비 사용자 500명을 집중 연구한 끝에 'Belong(소속감) '이라는 키워드를 도출
- 창업자들은 'Belong '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전 세계 사람들을 '어디에서나 우리 집처럼' 느끼도록 한다"라는 새로운 기업 미션을 설정
- "우리 집처럼" = 에어비앤비가 없었다면 가지 않고 머물지 못했을 곳을 간다는 것/ 누군가의 공간에서 잠든다는 것/ 오직 날 위한 경험을 즐긴다는 것
- 다홍색을 회사의 새로운 상징적 컬러로 설정하고, '벨로Bélo'라는 로고를 제작
- 벨로 = 사람, 장소, 사랑, 에어비앤비라는 네 가지 가치를 상징
- 'Create Airbnb" 캠페인 개시 : 모든 회원이 자신만의 에어비앤비 로고를 만들고, 호스트는 자신만의 에어비앤비 심볼을 홍보에 사용
- 해당 캠페인은 수 개월에 걸쳐 8만 명이 자신만의 로고를 업로드하여, 기존 거대 기업들을 훨씬 뛰어넘는 '소비자-브랜드 참여율' 달성
- 14년 6월, 에어비앤비 본사에서 대규모 론칭 행사를 통해 모바일 앱과 웹사이트 디자인 개선을 포함한 리브랜딩 계획 발표
- 14년 7월, 에어비앤비 회원들에게 "우리가 할 이야기가 있어"로 시작하는 이메일을 전송
- 세 명의 공동창업자는 37분 간 고객들과 화상채팅으로 리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눔
- '우리 집처럼'이라는 소속감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닌, 리브랜딩 과정에 개입시킴으로써 고객들이 일체감을 느끼도록 함
> 성공적인 리브랜딩을 바탕으로:
- 가성비에 민감하고 예산이 부족한 초기 밀레니얼 사용자를 넘어 사용자 기반이 크게 확장됨
[ 플랫폼 운영시스템 확립 : 생태계의 핵심인 호스트가 '알아서 노력하도록' 만들기 ]
- 매슬로의 '인간 동기 욕구 5단계'를 회사와 직원들에게 적용하여, 어떻게 9.11 테러와 닷컴 부상에서 자신의 부티크 호텔 체인을 구해냈는지를 설명한 <매슬로에게 경영을 묻다(Peak: How Great Companies Get Their Mojo from Maslow)>의 저자 칩 콘리Chip Conley가 숙박 서비스 개선을 주도하는 상임 임원으로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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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리는 숙박 서비스 개선을 위해:
- 25개 도시를 여행하며 호스트와 이야기를 나누며, 일반인도 '숙달된 여관 주인'처럼 보일 수 있는 호스팅 노하우 전파
- 숙박 서비스 교육 체계를 수립하고 표준 정립
- '자주 소통하고 상세 지침을 제공할 것' / '이용 규칙은 분명하고 자세하게' / '모든 방을 청소하되 화장실, 부엌은 특히 신경쓸 것' / '침구와 수건은 반드시 세탁할 것' 등
- "게스트가 머무는 동안 그곳에 있지 않더라도 기본 지침은 모두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철저히 교육
- 퀄리티 컨트롤을 위한 당근과 채찍 전략
- 숙박 후 호스트-게스트가 서로를 평가하도록 독려하는 '쌍방 리뷰 시스템' 운영을 통해 지침 이행을 강제할 수 없는 부분 보완
- 좋은 평가를 받은 호스트는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시키고, 예약 요청 거절이 잦거나 응답이 늦은 호스트는 검색 후순위 및 강력한 처벌
- "슈퍼 호스트" = 게스트 10회 이상 유치, 90% 이상 응답률, 별 다섯 개 만점을 80% 이상 받음, 예약 취소가 거의 없는 호스트
> 숙소 리스트에 특별한 로고 부여 + 높은 검색 순위 + 전용 고객지원 부서 지원 + 각종 행사 참여권 제공
- 호스트들이 성공 사례를 공유할 수 있는 블로그, 뉴스레터, 온라인 커뮤니티 개설
- 경험 많은 호스트가 신규 호스트를 도울 수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 개발
[ 에어비앤비 운영 프로세스의 빈틈 / 니즈 / 페인포인트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의 출현 ]
- 호스트 전문 관리 서비스 업체 '게스티Guesty'
- 예약 관리/ 게스트 소통/ 예약 캘린더 업데이트/ 청소 및 기타 서비스 제공자 일정 조율을 대행하고 수수료 3%를 받음
- 호스트 전문 관리 서비스 업체 '필로우Pillow'
- 숙소 등록, 청소 도우미 고용, 열쇠 관리 대행 및 최적 가격결정을 위한 알고리즘 제공
- 미니바 아웃소싱 업체 '아너탭HonorTab'
- 에어비앤비 숙소에 미니바를 운영할 수 있게 해줌
- '에버북트Everbooked' : 호스트에게 가격 결정 도구를 제공
- 키카페Keycafe
- 호스트가 게스트에게 열쇠를 건네주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페인포인트를 해결
- 동네 카페, 술집, 체육관 등을 지역 열쇠 교환소로 지정하여, 호스트는 한 달 $12.95를 내고 키카페 무인 단말기를 이용
- 게스트는 키카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고유 접근 코드를 원격으로 받아 무인 단말기를 이용
- 호스트-게스트 간 편의성을 증진함과 동시에, 오프라인 점포의 유동인구 유발 효과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와 규모는 이미 놀라울 만큼 성장했습니다.
그렇기에 벤쳐 세계에서 에어비앤비는 우리 같은 신참 창업자들에게 연극 무대인 셈입니다.
키카페 CEO 클래이튼 브라운
3. 기네스 펠트로 단계, 2016~현재
사용자와 숙소 리스트가 크게 확장된 시기로, 기네스 펠트로가 2016년 에어비앤비 서비스를 이용한 시점 이후.
1. 에어비앤비가 매우 까다롭고 세련된 여행객들이 즐겨찾는 선택지가 됐음을 의미
2. 특정 계층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할 만큼 거대한 플랫폼으로 성장했음을 의미
VARIETY: 숙박 시장의 다양성을 확장
- 부엌 바닥에 깔아놓은 에어 매트리스부터 수만 달러 짜리 호화 빌라까지
- 유럽의 고성, 첨탑, 풍차, 수상 가옥, 나무 위 오두막, 버섯 모양의 머쉬룸 돔, 트레일러, 컨테이너, 마차, 등대 등.
MARKETING PLATFORM: 브랜디드 하우스
- 2016년 여름, 영화 "도리를 찾아서" 제작사 픽사Pixar는 주인공 도리 / 니모의 서식지와 비슷한 뗏목을 만들고 에어비앤비에 숙소로 등록
CULTURE: 문화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
- 2016년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미국 잡지 The New Yorker는 대선 후보자들을 에어비앤비 고객 리뷰처럼 표현한 유머 게시판을 개설.
- 2000년 대선 - "엘 고어와 조지 부시, 두 사람 중 누구와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맥주를 마시고 싶은가?"
- 2016년 대선 -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중 누구에게 에어비앤비에 등록한 집을 빌려주고 싶은가?"
NOT PRODUCT BUT EXPERIENCE: 상품이 아닌 인간화 그 자체
- 20년 전 여행객은 정돈된 방과 일관된 서비스를 요구했으나, 이제는 여행지에서 눈을 떴을 때 여행지에 있다는 생생한 경험을 요구
- 많은 여행객, 그 중에서도 밀레니얼 세대는 조금 엉성하더라도 특별한 여행 경험을 선호; 여행을 매우 '인간적 경험'으로 탈바꿈시킴
- 보통은 찾아가지 않을 법한 도시, 변두리, 틈새 지역을 찾아가게 함
> "LOCAL EXPERIENCE"는 에어비앤비가 초기부터 일관되게 내세우는 가장 강력한 마케팅 미끼
부록. "전장 한복판에 선 병사에게 학습할 시간 따위는 없다"
실리콘밸리의 역사를 살펴보면, 회사가 특정 규모에 도달할 때 파워 게임에서 밀려나는 등 회사를 떠난 창업자들의 사례로 가득하다.
에어비앤비는 2009년부터 줄곧 수직에 가까운 가파른 곡선을 그리며 급성장하고 있다.
9년 간, 세 명의 창업자들은 한 번도 제대로 경영을 경험한 적이 없었기에 지독한 현기증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그들은 아직까지 자신들이 띄운 로켓을 직접 조종하며, 기업만큼이나 폭발적인 진화를 거듭해 왔다.
"어려운 일에 봉착할 때마다 '대체 내가 아는 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무언가를 배우고 쌓아간다는 느낌이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과제를 풀어나가는 기분이었으니까요."
손꼽히는 CEO로 성장한 체스키, 그리고 두 명의 공동창업자들은 무엇이 달랐을까?
게비아의 끈질긴 설득으로 시작된 체스키의 무한성장, 그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여기까지 '에어비앤비 스토리'의 빙산의 일각이었습니다.
그 어떤 책보다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한 글자도 놓치기 싫었던 책!
스타트업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조차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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