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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START UP?/WEEKLY BOOK

내가 모른다는 것조차 모르는 것을 찾기 위한 최적화 전략, <린 분석>

 

RUMSFELD / KNOWNS (source: CNN)

"There are known knowns; there are things we know we know.

We also know there are known unknowns;

that is to say we know there are some things we do not know.

But there are also unknown unknowns - the ones we don't know we don't know."

 

_Donald Rumsfeld

 

 

도널드 럼즈펠드 전 미국 국방장관이 '안다'와 '모른다'에 대해 언급한 말입니다. '내가 알고 있음을 아는 것', '내가 모르고 있음을 아는 것', '내가 모르고 있음을 모르는 것'. 말장난 같기도 하고, 어딘가 철학적인 뉘앙스도 살짝 담긴 듯한 이 말은 매우 추상적이면서도 재미있는 포인트를 갖고 있습니다. 

 

"내가 모르고 있다는 것조차 모른다", 이것은 극도의 불확실성을 헤쳐나가는 스타트업에게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메타포입니다. 스타트업을 밑바닥부터 쌓아올려가는 창업자에게 '망상에 가까운 자신감'이 괜히 필요한 것은 아니죠. 물론 아무런 근거도 없는 창업계획이란 세상에 극히 드물 것이지만, 현실에서 그 계획과 가설이 멋지게 동작하는 경우는 정말로 정말로 드뭅니다.

 

모든 창업가는 그럴싸한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현실에게 싸대기를 맞기 전까지는요.

그건 글쓰기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럴싸한 주제, 그럴싸한 개요와 함께 글의 마지막 문장을 써놓으면 벌써 작품 하나를 다 쓴 것만 같죠. 하지만 아닙니다. 실제로 인물들의 입을 빌려 글을 써내려가다 보면, 추상적으로 생각했던 개요들이 전혀 make sense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스스로 깨닫든, 아니면 동료나 교수님에게 혹평을 당하든지 그것은 거의 필연입니다.

 

실제로 창업은 아니었습니다만, 예비창업 교육을 듣는 동안에도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엔 제가 생각한 가설이 모두 맞아떨어지고, 예기치 못한 위기를 수없이 넘겼을 때에야 가능해지는 상상 속의 풍경을 꿈꿨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기획서의 형태로나마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난관에 맞닥뜨리고, 그것들과 머릿속에서 싸우는 나날이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심지어 교육 마지막날 데모 피칭 당일날까지도요.

 

소설이나 영화 대본에는 분명 기승전결과 같은 큰 맥락의 포맷이 존재하며, 스타트업 또한 그렇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것을 직접 만드는 경험을 저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무수히 많은 선택지들 중 하나를 고르면, 또다시 눈 앞에 무수히 많은 선택지들이 나타나고, 또 그것들 중 가장 나은 것을 찾아 선택하는 것을 끊임없이 반복해나가는 과정"이라고요. 이 지난한 시행착오의 과정에서 "내가 모른다는 걸 모르는" 것을 "알게" 되면, 성공에 한발자국 더 가까워지는 것이 됩니다.

 

적당히 하는 것은 쉽습니다. 치명적인 실수를 피하는 데 집중하면서 누군가 닦아놓은 길을 가면 됩니다. 실패하지 않는 길이죠. 그러나 이 분야에서 대기업은 스타트업에 대해 압도적인 경쟁우위를 지닙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의 창업가는 최초의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과정 속에서 "내가 모르는 것조차 모르고 있는", 즉 unknown unknowns를 찾아내고 스타트업과 그 제품이 존재해야 할 의미를 증명해야 합니다.

 

"the things you think you know, that it turns out you did not."

 

[안다는 것을 안다]

- 사실(fact)

- 틀릴 수 있기에 실제 데이터와 대조하면서 확인이 필요함

 

[모른다는 것을 안다]

- 모른다는 것을 인지하였기에 알고자 하는 것들(question)

- 보고(reporting)를 통해 답할 수 있는 질문들

 

[안다는 것을 모른다]

- 직관(intuition)

- 정량화, 유효화, 효율화 필요함

 

[모른다는 것을 모른다]

- 시장을 뒤흔들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기 위한 탐색(investigation)

- 확장할 수 있고 반복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찾는 시행착오로부터 얻어짐 (=startup)

 

 

unknown unknowns는 즉, 아직 누구도 찾아내지 못했으나 확장가능하며 반복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며, 이것을 찾는다는 것은 곧 스타트업의 정의 자체가 됩니다. "확장가능하며 반복가능한 사업 모델을 탐색하는 조직", 스타트업이죠. 이번주에 소개해 드릴 책, <린 분석>은 바로 이러한 여정을 가이드하는 창업가의 지침서입니다.

 

이 책이 참 좋은 건, 뭔가 '애널리틱스'가 들어가서 데이터가 무조건 필수다, 데이터만이 답이다 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인터뷰와 같은 정성적 데이터를 수집하는 아날로그적 방법론 또한 세심하게 소개되어 있으며, 오히려 데이터의 한계를 책 초반부터 뚜렷하게 명시합니다. 결국 게임의 판을 뒤흔드는 아이디어는 데이터보다 직관이 더 잘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데이터는 그 직관을 현실화시키는 창업가의 여정 중간중간마다 길을 잃지 않게 하는 이정표의 역할을 하는 것이죠.

 

린 스타트업이 데이터를 강조하는 것은 인간의 직관보다 데이터가 항상 앞서서가 아닙니다. 직관으로 세운 가설은 데이터로 검증되어야만 스타트업이 올바른 러닝커브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비즈니스 아이템인들, 아무리 천재적인 가설이라 한들 적절하게 실행되지 않는다면 성공할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린 분석은 아래 2개를 제안합니다.

 

1. 현재의 사업모델과 사업단계를 파악하라

2. 현재의 모델/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OMTM(One Metric That Matters)을 추적, 최적화하라

 

저는 이하 내용에서 1번(사업모델, 사업단계 파악)의 내용과 소개된 도구/프레임워크들을 간략하게 정리해 두고자 합니다.

 


 

0. Know Your Business Canvas

'여러분이 아무리 똑똑해도 시장이 존재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_Mark Andreesen

 

 

Lean Canvas by Ash Maurya

https://leanstack.com/leancanvas

 

Ven Diagram by Bud Caddel 

  • 어떤 일을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지만 돈벌이가 안 된다면 돈을 버는 법을 배워라.
  • 어떤 일을 잘 하고 그 일로 돈을 벌지만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면 거절하는 법을 배워라.
  • 어떤 일을 하고 싶고 돈도 벌 수 있는 일이지만 잘 하는 일이 아니라면 그 일을 잘 할 수 있는 법을 배워라.

 

 

1. Know Your Business Model

나는 어떤 종류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가?

 

예시. 이커머스 스타트업

"사업 모델이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CEO가 아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1년 미만 이커머스 스타트업:

  • 90일 재구매율 1~15% > 신규 고객 확보 유형
  • 90일 재구매율 15~30% > 하이브리드 유형
  • 90일 재구매율 30% 이상 > 고객 충성도 유형

"많은 CEO가 고객 충성도를 높이려고 굉장히 노력합니다. 그런데 신규 고객 확보 유형의 사업이라면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힘들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고 해서도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일반 고객이라면 청바지를 1년에 한 벌만 구매할 겁니다. 고객이 청바지를 더 사도록 만들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CEO가 자신의 고객과 사업 유형을 정확히 아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비즈니스 플립북

 

 

드랍박스의 사업 모델 플립북(Business Model Flipbook)

 

 

 

2. Know Your Business Stage

적절한 제품과 최상의 목표 시장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어떤 스타트업이든 거치게 되는 다섯 단계.

 

 

i. 공감 단계 (Empathy)

"접근 가능한 시장의 실질 니즈를 발견했지만 그 니즈는 적절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ii. 흡인 단계 (Stickiness)

"사용자가 받아들이고 돈을 기꺼이 지불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iii. 바이럴 단계 (Virality)

"사용자를 유지할 수 있는 제품/특징/기능을 구축했다"

 

 

iv. 매출 단계 (Revenue)

"사용자와 기능 덕분에 자연적으로 그리고 인위적으로 사업이 성장한다"

 

 

v. 확장 단계 (Scale)

"건전한 생태계에서 적절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하고 확장 가능한 사업을 발견했다"

 


 

2번 모델/단계별 OMTM 선정, 기준값 설정, 최적화하기는 이커머스, 양면시장 플랫폼, SaaS 등 총 6개 모델로 구분되어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더 궁금하신 분들께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개인적으로 린 시리즈에서 하나만 꼽으라면 이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코카콜라 CMO 서지오 지먼이 이야기하는 마케팅의 정의를 소개하며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

 

<린 분석> 리뷰였습니다.

 

Marketing is to sell more stuff, to more people, more often, for more money, more efficiently. _Sergio Zyman

 

린 분석
국내도서
저자 : 앨리스테어 크롤(Alistair Croll),벤저민 요스코비츠(Benjamin Yoskovitz) / 위선주역
출판 : 한빛미디어 201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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