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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START UP?/VC Investment

탑 벤처 캐피탈이 블록체인에 베팅하는 이유

 

저는 재작년 초, 컴투스를 퇴사하고 약 1년 간 데이터 사이언스라는 분야를 공부했습니다. 첫 6개월 간 기초적인 통계, 수학, 파이썬 코딩을 독학한 뒤, 패스트캠퍼스 데이터 사이언스 스쿨 과정에 들어가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습니다. 취업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저는 주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포지션으로 업체 세 곳에서 긍정적인 면접 제의를 받았습니다. 괜찮은 연봉을 받고 커리어 전환을 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면요.

 

창업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저로서는 무척 알고 싶었습니다. 블록체인이 다음 혁명을 주도할 기술인지, 상용화까지 얼마나 가깝고, 어떤 사람들이 그 엔진을 만들고 돌리고 있는지. 궁극적으로, 블록체인 서비스로 창업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 필요했습니다. 데이터 사이언스에 투자한 1년이 매몰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IT기업을 가더라도 이 기술은 차별적인 강점이며, 그 1년이 없었다면 블록체인을 코드 레벨에서 들여다 볼 수 없었을 뿐더러 훨씬 늦게 관심을 가졌을 테니까요.

 

스팀잇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블록체인에 대한 학습을 진행해 나갔습니다. 리눅스 재단에서 만든 Blockchain for Business 온라인 강좌도 수강하면서 파이썬으로 기초적인 블록체인을 직접 구현해 보기도 했죠. 그러고 나서 들어간 곳은, ICO를 통해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한 한국의 블록체인 기업 ICONLOOP였습니다. 비즈니스기획팀 인턴이 되어 을지로 위워크에 출근하고 보니, 어쩌면 당연하게도 금융업권 출신또는 경영/경제학 전공자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서울대, UC버클리, 프린스턴... 저는 그냥 구석에 있었어요...

 

그렇지만 엄청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1달을 근무하고 나왔습니다. 껄껄. 제가 궁금했던 것을 모두 확인했고 나름의 판단을 내린 뒤였습니다. 물론, 제가 내린 판단이란 매우 얕은 지식 수준에서 내려졌다는 점은 참고해 주세요.

  • 블록체인은 궁극적으로 인터넷 웹, 스마트폰과 같이 공기처럼 당연한 기반기술이 될 것이다.
  • 기업주도가 아니라 일반 사용자가 블록체인의 가치를 인식하고 유의미한 숫자가 움직여 줘야만 성립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다.
  • 블록체인은 사용자들에게 주도권을 주고, 제품에 대한 간과되어 온 기여를 투명하게 밝히고, 금융자산으로 환산시킬 수 있다.
  • 페이스북 등 기존 중앙집중형 플랫폼은 현재 쥔 것과 누려온 것들을 포기하지 않아도 잘 먹고 잘 살 것이지만, 블록체인이라는 기회를 놓칠 생각도 없을 것이다.
  • 블록체인은 일부 공익적 요소를 가지며, 이것은 기존 시장을 무너뜨리거나(disruptive)/ 전혀 새로운 문제(ex.신뢰와 보안)를 해결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의 훌륭한 무기가 될 것이다.
  • 그러나 당분간은 대기업들이 자리잡은 영역에 스타트업이 관 또는 대기업의 '허락/양해'를 구하고 참여/실험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 당분간 자본이 블록체인의 확산을 주도하겠지만, 일반 사용자가 충분힌 지식과 이해를 습득한 대중화 시점에서는 탑다운 방식의 창업이 아니라 바텀업 방식의 창업이 (오늘날보다)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기업이 덜 가져가고, 주도권을 일부 잃는 반면 사용자 커뮤니티는 더 가져가고, 주도권을 더 얻게 되는 방향성은 가속화될 겁니다.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리잡고 있는 공유경제는 그 단초라는 것이 제 생각이죠.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상당히 뻔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 플랫폼 참여자 간 가치교환 구조를 디자인하는 기존 플랫폼 스타트업의 룰이 바뀐다.
  • 더 주고 덜 받는 = 소비자를 지금보다 덜 등쳐먹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새롭게 떠오른다.

이런 생각들을 아이콘루프에 합류하기 이전부터 조금씩 정리도 해 보았는데요. 초기 BTS에 투자한 투자사는 무척 의미있는 성과를 얻었지만, 이들을 등에 업어키운 전세계 팬덤은 그다지 많은 것을 얻지 못했다는 것에 약간 분노(?)한 적도 있었죠. 그것을 끄적여 본 저의 포스팅도 같이 소개드립니다. 방탄을 욕하는 글은 절대 아니고요. '오늘날의 플랫폼 비즈니스 구조에서 사용자의 가치는 충분히 보상받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소비의 진화, 소비의 가치. PART 1: CASE STUDY - BTS — Steemit

안녕하세요, @choigww입니다. 소비자가 상품을 즐기는 방식은 오늘날의 SNS 환경과 맞물리면서 매우 역동적이고 생산적으로 변화해 왔습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쪽의 상품이 그러하죠. 사람들이 제품에 대해… by choigww

steemit.com

 

소비의 진화, 소비의 가치. PART 2: 소비하는 것으로 돈을 버는 세계 — Steemit

소비의 진화, 소비의 가치. 이전 글 : PART 1: CASE STUDY - BTS(방탄소년단) <<>> 방탄소년단은 참신한 기획, 재능을 갖춘 아이돌, 행동하는… by choigww

steemit.com

 

궁금증이 해소되고 전 회사에 남을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물론 "나라는 괴물을 품기엔 너무 작은 회사다,,,크큭" 따위의 자만심은 결코 아닙니다. 아이콘루프는 (돈 많고) 훌륭한 회사고, 엄청나게 똑똑한 사람들이 유의미한 진전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크고 멋진 조직이죠. 하지만 제가 이 조직의 비전을 위해서 수년에 달하는 긴 시간을 투자하고 싶진 않았어요. 그 시간은 제 사업에 써야죠, 단지 그뿐인 이야깁니다.

 

블록체인 시대가 오더라도 창업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오늘날 게임의 규칙에 따른 창업에 한시라도 더 빠르게 다가가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저는 서울시 창업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전동스쿠터 공유 스타트업 올룰로에 초기멤버로 참여해 일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에 대한 소식은 간간히 체크하던 와중, 피터 틸을 포함해 세계적인 VC Andreessen Horowitz에서도 블록체인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투자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하의 내용을 통해서는, Andreessen Horowitz의 Chris Dixon의 인터뷰 포스팅을 번역하여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최규형이라는 듣보잡이야 그렇다 치고, 저명한 VC가 블록체인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가 궁금하면 아래 내용을 확인해 보세요. :)

 

[원문]

 

Why a Leading Venture Capitalist Is Betting on a Decentralized Internet

Chris Dixon, arguably the most prominent venture capitalist focusing on blockchain, is friggin’ tall. Prior to sitting down with him inside the spa-like Silicon Valley offices of Andreessen Horowitz…

medium.com

 


 

 

Andreessen Horowitz의 Chris Dixon는 블록체인 섹터에 집중하는 저명한 벤처 캐피탈리스트 중 하나다. 그는 웹 보안 스타트업 SiteAdvisor를 창업하여 2006년 매각했고, 그 후 공동창업한 집단지성 기반 추천서비스 Hunch는 2011년 이베이에 8천만 달러를 받고 팔았다. 2013년 그는 Andreessen Horowitz에 합류하여 처음으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자했는데, 그 대상은 리플(XRP)이었다. 리플을 시작으로 Coinbase, OpenBazaar, Mediachain을 포함한 다양한 암호화폐 투자를 주도해 왔다. 17년 6월, Andreessen Horowitz는 3억 달러에 달하는 크립토 펀드를 공개했고, 블록체인 전문가이자 전직 연방검사인 Katie Haun에게 크립토 펀드 운용을 맡겼다.

 

Andreessen Horowitz Crpyto Portfolio (April 2019), source: www.theblockcrypto.com

 

Kevin Maney: 당신은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는데요.

Chris Dixon: 나를 철학으로 이끈 건 컴퓨터 사이언스와 만난 인공지능이라는 주제였고, Godel, Escher, Bach라는 책도 제게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기계가 언젠가 사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주제로 논문을 썼고, 컬럼비아에서 철학을 전공했습니다. 언어철학(philosophy of language), 사고철학(philosophy of mind) 같은 것들 말이죠. 그 후 나는 역사와 혁신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 관심은 오늘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죠.

 

 

철학과 지금 당신이 하는 일 간의 접점을 설명한다면?

과거 위대한 혁신들은 내가 '문제에 대한 흥미'라고 부르는 것을 연료로 움직이는 약간 정신나간 소집단들로부터 시작되었죠. 그건 실용성의 영역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럴듯하게 들리는군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비트코인 기반 기술 스타트업들을 예로 들어볼까요? 이 사람들은 연방준비은행을 전복시킨다거나 페이스북, 구글을 뒤엎을 컴퓨터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었어요. 그저 매우 좁고 구체적인 문제들에 관심을 가졌을 뿐이었죠.

 

이전에 작성한 포스팅에서 저는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주말에 하게 될 일은, 나머지 모든 사람들이 10년 내에 직업으로 삼게 될 일들이다"라고 썼습니다. 세상을 지배하는 기술들이 차고, 기숙사, 단칸방에서 시작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턱없이 부족한 정보와 맥락만으로 10년 너머의 무언가에 집중해낼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What the smartest people will do on the weekends is what everyone else will do in work in 10 years."

 

학계와 정부 주도의 조직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만, 절대 다수는 프라이빗 섹터에 있는 일반 사람들이며, 수많은 재능 또한 프라이빗 섹터에서 나옵니다. 혁신의 단초는 이러한 재능있는 일반인이 주말과 밤 시간을 바치는 과정에서 만들어집니다. 그들은 각자의 문제에 대한 끝없는 흥미를 연료삼아 움직이며, 매우 깊은 동기를 지닌 사람입니다.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 문제는 보통 "지금 당장 실용성이 없지만 10년 뒤 중요해지게 될 무언가에 대한 예상"입니다.

 

 

사토시의 비트코인 백서는 Disruption에 대해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는데요.

 

비트코인 논문 한국어 번역판 (ver1.1)

(190118 추가) 수년간 영어판과 일부 유럽 지역 언어 번역판만 배포하던 비트코인닷오알지 공식 웹페이지( 몇 시간 전 갱신됐다. 아래 스크린샷에서 볼 수 있듯 한국어를 비롯해 다른 여러 나라 언어 번역판이 추가 등재됐다. 이제 여기 있는 bitcoin_ko.pdf 파일과 동일한 문서가 위의 공식 웹페이지에서 bitcoin_kr.pdf 파일로도 배포…

encodent.com

저는 비트코인 백서를 벽에 붙여 두었습니다. 실제로 포스터 사이즈로 출력하기 적당한 분량인데, 그만큼 내용이 간결하죠. 새로운 무언가를 매우 겸손하게 소개하는 방식이죠. 그래서, 이 백서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오, 이건 그냥 작고 겸손한 기술이군."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잠수함 전략이라는 해석,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은밀한 의도를 가지고 기술적 논의를 정교하게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도록 작성했다는 해석이죠.

 

 

어느 해석이 맞다고 생각하시죠?

복잡한 문제입니다. 비트코인의 세계에서 한번 시민전쟁이 있었는데, 저는 패배한 쪽, 그러니까 "big block"의 편에 있었어요. 이론적으로, '블록 사이즈'라고 불리는 코드 숫자값이 얼마여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이었죠. 말하자면 블록체인 기술, 또는 비트코인에 대한 두 개의 커다란 비전 사이의 대립이었습니다. 하나는 말 그대로 연방준비은행을 뒤엎자는 사이퍼펑크, 자유지상주의적 관점이었고, 다른 하나는 화폐처럼 금융기능을 탑재한 수많은 제품을 구축가능한 흥미롭고 새로운 아키텍처라는 관점이었죠. 저는 후자였습니다.

 

비트코인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롭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관점에서는 단순히 코드의 변수값 뿐 아니라, 풍부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추가하는 것 등 다양한 변화를 필요로 하죠. 비트코인은 실제로 매우 단순한 프로그래밍 언어입니다. 그래서 우리 쪽의 패배로 끝났죠. 그러나 이더리움이 2014년 세상에 나왔고 우리 편이 되어주었습니다.

 

 

졌지만, 져서 이긴 셈이군요.

비트코인 시민전쟁은 어쨌든 테크 커뮤니티에서 생산적인 논의를 촉발시켰죠. 이더리움과 그밖의 모든 것들에 영향을 끼쳤음은 물론입니다.

 

 

비트코인 시민전쟁을 통해 어떤 깨달음을 얻었나요?

저는 기본적으로 인터넷의 본래적 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는 관점을 갖고 있었고, 인터넷의 가장 위대한 점이라면 역시 개방적이고 분산화된 규약을 따른다는 사실이었죠. 2008년 정도까지는 개방성과 분산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게임의 판이 뒤집어지고,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이 너무나 많은 힘을 갖게 되고 말았죠.

 

 

Four Horsemen* 말이군요.

*Four Horsemen = 요한계시록에서 세상을 멸망시킨 네 명의 왕 또는 왕국으로,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을 빗댄 표현.

 

이전까지, 마크 주커버그나 래리 페이지는 웹사이트를 하나 만들어서 사람들이 많이 오도록 만들면 성공하는 세계에서 성장했어요. 거대 인터넷 기업들이 "이봐, 그 웹사이트 괜찮아 보이는데, 매출 30%만 떼갈게."라거나 "이봐, 수익분배 규칙을 좀 바꿔야겠어."라고 강제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없었죠. 근본적인 아키텍처가 분산화되어 있다면, 누구도 그런 짓은 할 수 없죠.

 

이상적인 도시가 기능하는 방식을 상상해 봅시다. 나는 뉴욕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니, 뉴욕을 예로 들어볼게요. 뉴욕의 거리는 공적소유와 사적소유로 구분될 수 있죠. 당신은 사적소유에 해당하는 거리에서 식당을 개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식당의 사적소유권(의 가치)은 통행량이라는 요인 때문에 공적소유에 속하는 거리와도 밀접한 상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공적-사적소유의 균형이 깨졌다?

오늘날 인터넷 공간은 디즈니랜드와 같습니다. 내가 디즈니랜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데, 내가 돈을 너무 많이 번다고 디즈니랜드가 생각한다면 임대료를 올리거나 규칙을 바꿔 버리는 것처럼요.

 

페이스북이나 구글, 애플의 인프라 위에 제품을 구축하는 일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이런 디즈니랜드식 인터넷 공간에 살고 있고, 나는 수많은 이유로 이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충분히 다양성있고 신나며 흥미롭고 창조적이지 않아 보이거든요. 이런 구조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창업가정신에 커다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다음 세대의 마크 주커버그나 래리 페이지가 탄생할 기회를 틀어막게 될 겁니다.

 

사적소유와 공적소유 모두가 필요합니다. 나는 모든 것이 공적으로 소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그렇게 되면 계획경제의 또다른 형태와 다를 게 없으니까요. 하지만 오늘날 그 균형조차 깨져버렸고, 정상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선 오로지 두 가지 방법만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첫째는 규제입니다. 개인적으로 내키는 방향은 아니에요. 나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들이 자유시장의 규칙에 따라 "더 나은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해결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블록체인이 "더 나은 제품"을 가능하게 할 것이란 말씀인가요?

블록체인 기술에서 제게 가장 흥미로운 점은 규약에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통해 훨씬 풍부하고 더 진보된 규약을 제공할 수 있어요. 블록체인은 Web One이 지녔던 최고의 기능들 - 분권화된 방식으로 운영되며, 그 방식이 고정되어 있고, 사람들은 규칙 변경을 걱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제품을 구축하고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Web One 시절의 규약보다 훨씬 진보된 기능성을 갖추고 있죠.

 

블록체인은 커뮤니티가 소유하는 데이터베이스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Web One에서 데이터베이스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컴퓨터공학 용어를 쓰자면, 상태를 저장할 방법이 없었죠. 하지만 오늘날 이더리움만 보더라도, 당신은 임의의 코드, 이름, 그 무엇이든 저장할 수 있습니다. 매우 기능이 풍부한 데이터베이스고, 그래서 당신은 Web One, Two의 속성들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더욱 강력한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게 되죠. 어떤 사람들은 블록체인을 Web Three라고 부르더군요.

 

Web Two의 슬로건은 "don't be evil'이었습니다. Web Three의 슬로건은 "can't be evil"이죠. 당신은 사악해질 수가 없는 코드를 짜게 됩니다.

 

 

흠, "don't be evil" 시대는 수많은 "evil"을 낳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아마존, 구글 그리고 여타 네트워크는 믿을 수 없을만큼 강력합니다. 트럼프는 구글이 자체적으로 뉴스 순위를 판단하는 것을 비난했죠. 이런 부분은 점점 더 정치적인 쟁점이 될 겁니다. 결국 어느 시점에서 사람들은 물어보기 시작할 거에요, '플랫폼에서 누구를 배제할 지 대체 누가 결정하는거야? 누구는 수익화 해 주고, 누구는 수익화를 금지하는 규칙이 대체 뭐야? 사기업에서 일하는 프로덕트 매니저 10명이서 진짜 뉴스와 가짜 뉴스를 구분하도록 결정한 게 누구야?' 라고 말이죠.

 

이게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이 회사들이 그렇게 하길 원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그렇다면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예를 들면 이것은 크립토 커뮤니티가 그토록 거버넌스에 집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거버넌스란 "어떻게 우리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방법, "사악해지지 말자고 말하는 대신, 사악해질 수 없는 새로운 플랫폼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한 방법입니다. 이러한 거버넌스는 코드에 직접 반영됩니다. 이것은 유토피아 판타지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 멋진 플랫폼을 만들어내고 투자할 수많은 경제적 인센티브를 창출해낼 수 있다는 점만 빼면요.

 

 

정말로 블록체인 시대는 오고 있습니까?

매주 저는 뭔가를 만들고 싶다면서 대학교와 기술 스타트업에서 온 팀 5개 정도를 만납니다. 전형적인 스토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나는 중서부 어쩌구 타운에서 끗발 날리는 개발자였어. 나는 실리콘밸리의 혁신에 대한 많은 책을 읽었어. 나는 혁신에 동참하기 위해 이 곳으로 이사왔어. 나는 페이스북에 직장을 구했는데, 광고 최적화 및 개선에만 수 년을 바치고 있어." 그래서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건 내가 바랐던 것이 아니야. 근데 주말에 이더리움을 잠깐 가지고 놀아보니까, 너무 신나고 재밌더라. 약간 선을 넘는듯한 위험한 느낌도 들고."

 

블록체인은 해적 깃발을 높이 들어올린 실리콘밸리 그 자체, 뭔가 흥미롭고 약간 위험스럽고 파괴적인 행동 그 자체입니다.

 

 

퍼스널 컴퓨터(PC)는 흥미롭고 파괴적이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세계적인 권력을 얻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또한 흥미롭고 파괴적이었지만, 20년 뒤 마찬가지로 슈퍼파워 기업들에게 장악당했습니다. 블록체인도 이렇게 되지 않을까요? 아니면, 탈중앙식 시스템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가요?

 

최소한 우리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겁니다.

 

웹 프로토콜을 포함한 규약을 만드는 흔한 방법은 직접 또는 어떤 재단이 표준규약을 만들어주면 당신은 그것을 따라 여러 구현체를 만드는 것입니다. 웹 브라우저를 생각해 보죠. IETF라는 독립된 그룹이 규약을 정의했기에, 당신은 크롬, 파이어폭스 같은 여러 구현체를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더리움 또한 이 방식을 사용합니다. 모든 최고의 규약이 만들어지는 방식이죠.

 

비트코인은 이 방식을 따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에는 별도의 프로토콜 스펙이 없습니다. 비트코인 프로토콜을 제외하면, 대개 한 집단에 소속된 소수의 사람들이 규약을 통제합니다. 네, 이 방식이라면 역사는 반복될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아직 10, 20년이라는 시간이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당신에게 큰 전환점이 되어준 것 같은데요.

이더리움은 매우 흥미로운 플랫폼입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완전한 프로그래밍 언어죠. JavaScript와 매우 흡사합니다. 코드 수십 줄만 적고도 뭔가를 동작시킬 수 있죠.

 

이더리움과 같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급진적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습니다. 특정 액션을 제한하거나 광고를 팔아서 매출을 만들지 않아요. 대신에 코인이나 토큰을 발급하고 네트워크가 크게 성장하는 것으로부터 매출을 얻습니다. 토큰이 잘 설계되었다면, 네트워크의 성장과 함께 그 가치가 따라서 올라가게 될 겁니다.

 

 

으흠.

실로 아름다운 비즈니스 모델이죠. 기술의 역사에 등장한 모든 네트워크는 2번째 페이즈를 맞이하면서 네트워크 내부에서 내전을 치러야만 했습니다. 예를 들면 페이스북과 뉴스 퍼블리셔들이죠. 뉴스 퍼블리셔는 페이스북이 자신들의 매출을 훔쳐간다고 고소했습니다.

 

이런 내전은 소모적이고 불필요한데, 왜냐하면 네트워크와 그 생태계는 너무나 많은 점에서 이해관계를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서로 싸워야 할 이유가 뭐가 있겠어요? 토큰 모델의 환상적인 장점 중 하나는, 네트워크 기여자들이 네트워크 토큰을 소유하고, 토큰의 가치가 상승할 때 모두가 이익을 누리도록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위의 소모적인 내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죠.

 

만약 트위터가 이런 블록체인 규약을 따라 만들어졌다고 상상해 보세요. 트위터를 넘어 그야말로 모든 형태에 대한 마이크로 메시징 프로토콜이 될 수 있었을 것이고, 트위터는 트위터 자신과 사용자 모두가 토큰을 소유하는 모델을 가질 수도 있었을 겁니다. 사용자 모두가 트위터를 가치있게 만들수록, 모두가 소유한 토큰의 가치도 올라갑니다.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죠.

 

 

5년 전 리플에 투자했더군요. Andreessen Horowitz는 왜 이제서야 크립토 펀드를 런칭하는 거죠?

맞아요. 그게 블록체인 섹터에 처음 한 투자였죠. 그 다음엔 2013년 11월 CoinBase 였고요. 그 다음에 몇 개를 더 진행했어요. 하지만 포스트 이더리움이라는 흐름이 눈에 띄게 강력해졌습니다. 새로운 수많은 사람들이 영감을 받은 거죠. 그들은 코인 투자 너머에서 공상과학에 나올법한 자유지상주의 같은 것이 아닌 실제적인 기회를 발견했습니다. 블록체인을 기술 플랫폼으로 보는 흐름이 생겨난 거죠. 근본적으로 우리의 사업이란 기술자들을 따라가는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막 거대한 재능 풀의 출현을 목격한 시점에 있습니다.

 

우리의 크립토 펀드에 대해선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동참하고자 하며, 동참하는 올바른 방법은 지분구매나 불법투자가 아니라 토큰을 구매하는 것입니다."

 

 

블록체인 회사들은 어떤 점에서 기존 VC 생태계와 잘 맞습니까? 

VC는 새로운 기술을 만들고자 하는 기술전문가 집단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잘 맞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VC 회사는 법으로 구체적인 정의가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크립토 펀드로 토큰을 구매하는 행위 자체는 VC의 법률적 정의에 맞지 않습니다.

 

 

세계 최고의 VC 중 하나가 이젠 VC가 아니게 되었다는 말씀이신가요?

아닙니다. 크립토 펀드에 국한해서 그렇다는 겁니다. 크립토 펀드는 Dodd Frank에 따르면 벤처 펀드가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크립토 펀드를 헤지 펀드와 비슷한 것으로 등록해야만 했어요.

 

 

그럴 수가 있군요.

나는 암호화된 메시지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SEC 규정을 따라야 하니까요. 하지만 토큰을 구매할 수는 있습니다.

 

 

LP(외부출자자)들은 어떻게 설득했습니까?

세달 전 모든 LP에게 찾아가서 우리가 하려는 것을 설명했어요. 나는 이것이 미친 짓이며, 매우 다른 종류의 리스크를 갖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죠.

 

 

현 시점에서 무엇을 찾고 있습니까? 투자하면 좋겠다 싶은 곳이 있나요?

블록체인 섹터를 두 개의 커다란 카테고리로 나누어 보면, 인프라와 어플리케이션이 있습니다. 인프라는 기본적으로 블록체인의 1번 레이어로,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죠. 비트코인, 이더리움, 인피니티가 이 카테고리에 속합니다. 비트코인의 경쟁자인 Zcash, Monero도 마찬가지죠. 비트코인이 단순히 브랜드 모멘텀과 신뢰도라는 이유만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하긴 어렵습니다. 비트코인은 생긴 지 10년이 넘었어요. 가장 나아 보이는 대체재로는 아마 Zcash와 Monero가 될 겁니다. 프라이버시 기능을 탑재한 경쟁자들이죠. 또 비트코인이 익명을 보장한다고 오해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실제론 익명의 정반대, 완전 공개입니다. 만약 당신이 베네수엘라 사람이고 독재 정권의 폭압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비트코인은 정말 나쁜 선택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인프라 사이드는 가치를 저장하는 장소라고 보면 됩니다. 우리는 어플리케이션 사이드에 매우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블록체인 어플리케이션을 블록체인 컴퓨터로서 이해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어플리케이션은 신뢰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어떤 프로그램도 구축할 수 있게 하는 컴퓨팅 플랫폼이죠. 블록체인 이전에는 다양한 참여자들 간의 신뢰를 보장해주는 컴퓨터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신뢰 보장이란 블록체인 컴퓨터가 가진 전혀 새로운 기능인 것이죠. 시스템 전체가 사용자, 개발자, 창작자, 기타 많은 이해관계자들에게 시스템이 미래에 어떻게 동작할 것인가를 보장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신뢰 보장이 게임체인저입니까?

신뢰 보장은 지구상에서 전혀 새로운 개념입니다. 역사상 모든 컴퓨터들 중에서 신뢰를 보장하는 건 없었으니까요. 개인 컴퓨터는 당신의 책상 위에 올라갈 수 있었기에 새로웠습니다. 스마트폰이라는 컴퓨터는 언제나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최초의 컴퓨터였죠. 카메라가 있고, GPS도 있습니다. 그 다음에 사람들은 스냅챗, 우버, 리프트, 인스타그램을 만들어냈죠. 컴퓨팅 인프라가 변화할 때마다 새로운 종류의 어플리케이션이 등장했고, 그 어플리케이션은 새로 등장한 컴퓨터의 신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블록체인 컴퓨터는 아직 애플II 페이즈에 들어서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애플II 페이즈가 언제 올 것인지도 정확히 모릅니다. 일찍 올 수록 좋겠죠. 블록체인 컴퓨터의 장점 중 하나는, 새로운 하드웨어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블록체인 컴퓨터는 소프트웨어 기반 컴퓨터이며, 이상하지만 새로운 어떤 것이죠. 상대적으로 빠르게 구축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블록체인 컴퓨터 위에 올라갈 어플리케이션은 어떤 종류가 될까요?

새 컴퓨터에는 새 기능이 있습니다. 새로운 앱들은 그러한 새 기능을 반드시 활용해야 할 겁니다. 누군가가 제게 와서 "포트나이트 이식작을 만들 거에요"라고 말한다면, 나는 이렇게 답할 겁니다. "그건 좋은 생각이 아니야. 실행이 느릴 뿐더러, 블록체인 컴퓨터의 새 기능을 활용하지도 않게 되잖아." 새로운 기능을 반드시 앱은 활용해야 합니다.

 

블록체인 앱에선 흥미로운 온갖 것들이 가능합니다. 금융 앱, 게임 앱, 특히 크립토키티처럼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s)이라고 불리는 전혀 새로운 관점의 가상 재화가 있죠. 사람들이 현실세계의 자산을 블록체인에 여러 버전으로 입력하는 등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커피값 지불은 암호화폐 앱으로서는 그다지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겁니다. 지금도 꽤 잘 해결되는 문제니까요. 10억에서 20억에 이르는 사람들은 은행계좌나 심지어 공식 신분증도 없지만 스마트폰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발도상국 쪽도 매우 흥미로운 일이 일어날 겁니다.

 

 

눈여겨볼 만한 다른 앱들이 있다면?

제 생각에 가상 재화가 굉장히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우린 이 분야에서 많은 실험들을 보게 될 겁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은 수많은 인터넷 핵심 서비스를 구조부터 재설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파일코인은 블록체인으로 파일 저장공간 서비스를 재설계하려는 흥미로운 프로젝트입니다. 말하자면 파일 저장소 버전의 Airbnb죠. 누구나 네트워크에 자신의 저장공간을 제공하고, 다른 사람이 올린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이 과정은 모두 블록체인 규약에 의거해 진행됩니다.

 

 

크립토 펀드 운용역으로 Katie Haun을 영입했는데요. 전직 연방검사를 영입한 배경이 있다면?

그녀는 전직 연방검사이지만, 대충 5년 전쯤 크립토 세계에 발을 담궜습니다. 그녀는 정부의 여러 크립토 TF를 담당했고, 그 다음에는 나와 함께 Coinbase의 이사진에 참여하게 됐죠. 그래서 내가 그녀를 알게 된 건 한 1년 전쯤이었어요. 그녀는 스탠포드에서 암호화폐 코스를 맡아 가르쳤고, 수많은 회사들에 조언을 하고 있었죠. 수많은 크립토 프로젝트로부터 그녀에 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차였어요. 한편 규제 이슈는 블록체인 섹터에서 매우 중요하며, 법규준수는 우리가 매우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이기도 하죠.

 

 

당신은 탈중앙화의 가능성을 줄곧 높이 평가해 왔습니다. 누군가 페이스북을 블록체인에 새로 만든다면, 기존 페이스북보다 더 나을까요?

이미 끝난 전쟁을 다시 시작하기보다는, 다음 전장에서 싸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은 계속 페이스북으로 생존할 수 있을 겁니다. 구글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블록체인 위에 전혀 새로운 서비스들이 출현하겠죠. 설령 Big Four가 블록체인이라는 기회를 놓쳐도 여전히 어마어마한 기업으로 계속 남아있을 겁니다.

 

 

VC는 창업가들과 일하는 것을 선호하죠. 하지만 블록체인 스타트업은 어떤 경우 창업자가 아예 없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한데요. 예를 들면 백서 한 장으로 설립되었다거나.

아뇨. 우리가 투자한 곳들은 모두 창업자들이 있습니다. 최소한 맨 처음엔 말이죠.

 

우리는 Dfinity라는 탈중앙식 클라우드 스타트업에 투자하려고 합니다. 여기도 창업팀이 있죠.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이 성공을 거두게 된다면, 글로벌 네트워크로 성장할 것이고 회사는 자연스럽게 해산될 겁니다. 하지만 그 단계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해요.

 

 

그래서 기존 스타트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도 블록체인 섹터에서 무엇을 해야 할 지 갈팡질팡하는 경쟁자나 동료들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사무실 문으로 들어오는 똑똑한 엔지니어의 20%가 블록체인 업계에서 일하고 있다면, 당신은 뭔가를 하고 있어야 할 겁니다.

 

 

ICO(Initial Coin Offering)는 긍정적인 흐름인가요? 아니면 위험한가요? 기존 VC에 대한 도전으로도 느껴질 수 있을 텐데요.

ICO는 수년 전부터 사람들이 증권법을 우회하여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려고 하면서 만들어진 흐름인데, 우리는 한 건도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ICO를 긍정적으로 보진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 ICO는 단순히 토큰을 판매하는 것이겠죠. ICO가 순수한 토큰 판매라면, 우리 모두는 참여할 겁니다.

 

블록체인 섹터에 많은 자본이 유입되면서, 일부 악성 사기꾼도 생겨났습니다. 기술적으로 정교하지 않은 백서를 대충 휘갈겨서 사람들더러 투자하라고 하는 사람들 말이죠.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고요. 문제는 전체의 일부에 불과한 이들이 블록체인 분야 전체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나는 1990년대 인터넷 시대에 사기꾼들이 넘쳐났지만, 결국 오늘날 우린 구글, 아마존이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이야기하겠습니다. 결국 인터넷은 매우, 매우 중요한 기술적 흐름이었죠.

 

 

ICO 사기는 요즘 줄어들고 있습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기술자들은 규칙을 따르고 싶어합니다. 그저 규칙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해요. 하지만 항상 그 규칙 전부를 알고 있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훌륭한 조언가를 늘 찾고 있죠. 우리는 그들을 도우려고 노력합니다. 

 

 

규제는 실제로 도움이 됩니까?

탈중앙식 네트워크가 런칭되어 완전 탈중앙화를 이루고, 네트워크를 만든 집단의 손을 떠나게 된다면 증권법이 아니라 상품법(commodities laws) 하에서 규제될 것으로 우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상품법은 사용과 기타 목적에 따른 재화 교환에 대한 법이니까요. 시장을 포함한 여러 다양한 것들을 조작 악용할 수 없도록 하는 수많은 규제들이 생기긴 할 겁니다. 그러나 상품법에 따라 암호화폐는 더 자유롭게 거래될 겁니다. 우리는 자유로운 암호화폐 교환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활성화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믿습니다.

 

2015년 CFTC(Commodities Futures Trading Commision)는 비트코인을 상품으로 규정했습니다. 그 말인즉슨, 당신이 공인된 투자자가 아니더라도 나는 당신에게 비트코인을 팔 수 있다는 뜻입니다. 공인된 투자자(VC)인 제가 그걸 하자니, 꽤나 모양새가 빠질 것 같긴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