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2개 포스팅에서 우리는 그로스 어카운팅이 사용자 성장과 매출 성장의 요소들을 이해하는 데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보았다. 또한 그로스 어카운팅은 고객 생애 주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단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주지 못한다 - "생애 주기에서 고객들은 초반기에 돈을 많이 쓸까, 아니면 후반기에 돈을 많이 쓸까?" 또는 "고객 이탈이 특정 시점에서 갑자기 일어나는가, 아니면 생애 주기의 흐름 전반에 걸쳐 천천히 발생하는가?"
시작에 앞서 어떤 B2C 비즈니스를 가정해 보자. 매출이 구독에서 발생하는지 거래/교환에서 발생하는지는 무관하다. 우리가 관심있게 볼 것은 고객 1명이 실현시키는 누적 매출과 같이 고객 생애 가치다.
생애가치(LTV, Lifetime Value)의 설명 대다수는 기업이 영속한다는 가정(infinite time horizon) 하에, 공헌이익(m), 재방문율(r) 그리고 할인율(d)로 이루어진 공식을 사용한다 (e.g. 위키피디아 페이지).
LTV = m * r / (1 + d - r)
위의 모델식은 신생 기업을 이해하는 목적으로는 썩 좋지 않은데, 왜냐하면 다음과 같은 가정을 충족해야만 정확한 현실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 일정한 재방문율 (코호트 전체와 고객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 i.e. 당신이 가입 +1월에서 +2월로 넘어갈 때 잔존할 확률이 r이라면, 가입 +20월에서 +21월로 넘어갈 때의 잔존률 또한 r이다.
- 일정한 유닛 이코노믹스 (코호트 전체와 고객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 따라서 일정한 공헌이익이 발생
- 관련 포스팅 [잘 쓰고 잘 버는 스타트업의 경제학: 유닛 이코노믹스]
- 위에서 소개한 모델은 재방문율과 유닛 이코노믹스가 장기간에 걸쳐 일정하며 할인율 또한 예측가능함을 전제
우리가 가정한 B2C 기업은 위의 가정들 중 어떤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초기 단계의 기업들은 고작 수 개월 또는 주 단위 코호트만 갖고 있는데, 제품이 코호트 전반에 걸쳐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코호트 간 재방문율은 크게 차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안정적인 유닛 이코노믹스를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 정상이다. 이런 불확실한 점들 때문에, 회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미래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성립하기 힘들다.
우리는 공식 기반의 추정 LTV와 반대로,
경험적으로 실현된(empirically realized) 코호트 기반 LTV를 사용할 것을 선호한다.
다시 가상의 회사 얘기로 돌아가서, 샘플 LTV 커브를 보자.
가장 좌측의 수치는 week 0 코호트의 크기다. 더 나중에 형성된 코호트는 그만큼 경험적으로 확보된 LTV 수치가 없기에 길이가 더 짧다. 또, 36주 시점의 LTV 수치값에 모호성이 존재한다는 것도 참고해 두자. 36주 시점 LTV 데이터의 범위는 대략 $160에서 $280 사이에 분포하는데, 꽤 범위가 넓다고 할 수 있다. 더 먼저 형성된 코호트일수록 누적 LTV가 높고, 더 나중에 형성된 경우 더 낮다. 또 2014-03-24 코호트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값을 갖는데, 해당 코호트에 돈을 많이 쓰는 고객이 비정상적으로 많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체적으로 선형적인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는 고객들이 고객 생애 주기에 걸쳐 꾸준하게 소비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만약 고객들이 제품으로부터 가치를 얻지 못한다면 그들은 소비를 줄일 것이고, LTV 커브가 수평선에 가까워질 것이다. 물론 위 커브에서 모든 코호트 LTV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또한, 코호트 LTV 선이 중첩되어 알아보기 힘들 수 있어서 모든 코호트를 표시하지는 않았다는 점도 참고할 것. 우리는 가입일 기준이 아니라 구매를 일으킨 시점으로부터 경과한 주(week) 단위로 코호트를 구분했는데, 제품들마다 가입부터 실제 구매로 이어지기까지의 기간이 상대적으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 있다. T 시점에서의 코호트 LTV는 [해당 기간까지 코호트가 실현시킨 매출액]을 [이탈했을 가능성이 있는 고객을 포함하여 코호트에 속한 고객 총합]으로 나눈 값이다. 어떤 회사들은 이탈 사용자를 제외하고 T 시점에서 아직 돈을 쓰고 있는 고객들로만 LTV를 계산하곤 한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방법인데, 당신이 마케팅 등으로 그 모든 고객들을 획득하기 위해 예산을 사용했으며, 일부 고객들이 사라지더라도 그 지출 사실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포스팅에서 우리는 코호트당 매출 LTV만 이야기할 것이며, 공헌이익과 유닛 이코니믹스는 다음 기회에 다루고자 한다. 당신이 얼마나 합리적인 단위 수익성으로 가치를 제공하는가는 일단 제쳐두고, 고객들이 어떻게 당신의 가치 제안에 반응할까? 이 질문의 목적을 고려하여 우선 질문의 첫 번째 부분을 이해해 보자.
고객 코호트가 나타내는 행동은 네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 수평 LTV (Flat LTV) : 수평 LTV 코호트는 초기에 한 번 돈을 쓰고 다시는 돈을 쓰지 않는다. 따라서 최초 구매 이후 고객 생애 가치가 증가하지 않는다. LTV가 좋은 수익을 낼 만큼 충분히 높다면 Flat LTV도 나쁘다고 볼 수 없다. 예를 들면, eBay Motors의 코호트는 이러한 행동에 속할 것이다.
- 준선형 LTV (Sub-linear LTV) : 준선형 LTV 코호트는 계속적으로 소비하지만 시간에 따라 소비량이 감소한다. 이러한 코호트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수평 LTV에 가까워진다. 대부분의 비즈니스는 준선형 LTV 카테고리에 속한다. 고객들은 초기에 많이 소비하며 갈수록 소비를 줄인다.
- 선형 LTV (Linear LTV) : 선형 LTV 코호트는 고객당 매출이 일정하게 반복된다(Recurring Revenue). Spotify가 선형 LTV에 가까운 패턴에 가까울 것이다. 코호트 첫 달에는 다소의 매출 하락이 일어나겠지만, 그 이후 고객들이 유료 구독을 취소하지 않는다면 선형 LTV 또는 아래로 살짝 처진 준선형 LTV로 진화할 것이다. 선형 LTV는 극단적으로 높은 리텐션을 가진 PG&E와 같이 장치산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또한 선형 LTV 성장은 기울기의 가파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모든 코호트가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핵심 recurring customer로 구성된다면 LTV는 선형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기울기의 정도는 이러한 핵심 고객들의 LTV의 평균치를 떨구는 나머지 고객들이 얼마나 많은가에 달렸다.
- 초선형 LTV (Super-linear LTV) : 생애 주기가 진행됨에 따라 고객들이 더 많은 돈을 쓴다. 초선형 LTV의 훌륭한 예로 아마존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아마존에서 가입한 첫 달에 당신은 얼마간의 돈을 쓰고, 이후 당신은 더 많은 돈을 쓴다. 다른 예로 Slack을 들 수 있다. 각각의 결제 고객은 일정 개수의 seats를 구매하는 기업이다. 생애 주기가 이어짐에 따라, 고객사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Slack을 도입하고 따라서 더 많은 seats를 구매하게 된다. 초선형 LTV는 어쩌면 고객당 LTV에 한계가 없을수도 있다는 매혹적인 가능성을 의미한다.
분명 우리가 원하는 건 고객 코호트 일부에서 선형-초선형 LTV가 나타나는 비즈니스다.
위에서 살펴본 LTV 커브는 유용하고 이해하기 쉽지만, LTV가 성장하고 있는지 나빠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만약 모든 LTV 커브가 동일하게 나타나고 모든 것이 안정적이라면 우리는 맨 처음에 살펴본 완전 LTV 공식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일반적으로 매출이 요동치는 초창기 기업을 실사하기에 우리가 정말로 관심을 갖는 것은 LTV의 트랜드다. 우리가 LTV 트랜드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 이미지는 한 눈에 알기 어려우니 상세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이미지의 x축은 코호트의 calendar week에 해당한다. 배경에 깔린 수직 막대는 코호트의 크기인데, 이들은 참조 목적으로 포함되었다. 다양한 색상으로 구분되는 선들은 코호트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산출하는 LTV 수치들이다. 예를 들어, 2014-11-03 코호트(1번 화살표)는 약 350명의 고객으로 구성되고 첫 주에 평균 $44를 썼다. 한달 뒤, 이 코호트의 4주치 LTV는 $55보다 살짝 높아졌다(2014-12-01 녹색 선). 2014-11-03 시점에 6개월(24주)이 지난 코호트 LTV는 $125이며, 36주가 지난 코호트 LTV는 아직 집계되지 않은 상태다. 미집계 수치가 누락되는 문제는 경험적 관찰과 외삽 추정을 결합한 접근방식의 근본적 한계다. 이 도표의 선들은 상호 교차될 수 없는데, 이는 모든 코호트의 N+1 week LTV가 N week LTV에 비하여 크거나 같기 때문이다. 또한 주어진 모든 선들은 구분된 calendar week에 해당하는 LTV 수치를 이은 것이며, 각 LTV 데이터 포인트는 서로 다른 고객으로 구성되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N week LTV 선은 시계열상의 각 코호트가 가진 개별 고객집단의 LTV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시각화는 LTV 트랜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예를 들어, 당신은 2014년 후반부터 코호트 사이즈가 커짐에 따라 12 week LTV의 감소세를 확인할 수 있다(2번 화살표). 2013년 후반기 - 2014년 초반기의 코호트들은 매우 높은 LTV를 보이고 있다(3번 화살표). 이처럼 제품을 초기부터 사용한 고객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제품을 소비하는 것은 꽤 흔히 나타난다. 2014-03-24 코호트는 기존 LTV 수치와 비교하여 가파른 스파이크가 나타났다(4번 화살표). 이 스파이크는 2014-03-24 시점에서 24-36주가 지난 코호트에서만 출현했음을 알 수 있다(5번 화살표). 이뿐만 아니라, 28주 시점을 전후로 코호트 LTV 수치가 두드러지게 성장하는 전반적인 추세도 발견된다.
한 회사의 LTV 트랜드로부터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코호트 사이즈가 커지면서 코호트 LTV도 함께 증가하는 것 뿐만 아니라(그래프의 수직 막대),
고객 생애 주기가 경과하면서 코호트 LTV가 증가하는 것(그래프의 코호트 age별 추세선)을 원한다.
비즈니스가 더 커다란 코호트를 확보함에 따라 LTV는 시간이 지나면서 낮아질 수 있는데, 이는 더 큰 코호트에 제품을 그다지 사용하지 않는 그저 그런 고객들까지 포함되기 때문이다. 제품이 진정 훌륭한 PMF를 갖췄다면 코호트는 사이즈가 커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더 높은 LTV 퍼포먼스를 낼 것이다.
다른 유용한 시각화 방법으로는 히트맵이 있다.
위 도표에서 코호트 구분 기준이 되는 '최초 결제가 발생한 다음 1주일(week since first spend)'은 y축이다. 그래서 최상단에 위치한 행은 110명의 고객에 대해 우측 LTV가 발생하는 2013-12-30 코호트다. 좌측의 푸른색 막대는 각 코호트의 사이즈 크기를 나타낸다. 더 나중에 형성되는 코호트들은 LTV가 충분히 집계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도표의 대각선이 점점 길어진다. 이것은 가시성을 위해 2014년 3월까지만 코호트를 보여준 것이다. 모든 코호트에 대한 전체 히트맵은 이렇게 생겼다:
2014-03-24 코호트는 아웃라이어로서 진한 초록색 수평선을 나타내고 있다. 연휴, 세일기간 등 정해진 달력 효과(Calendar Effects / Calendar Phenomena)는 위 이미지에서 대각선 형태로 나타난다. 유료 고객획득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여 고객을 확보하는 등 정해진 코호트에 영향을 끼치는 효과들은 수평선 형태로 나타난다. 만약 N-week 재방문에 큰 하락이 발생했다면, 코호트 LTV 색상이 노란색으로 변화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형태(=빨간색 수평선이 다른 코호트에 비해 길게 형성)로 시각화될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시각화 각각은 장단을 지닌다.
- LTV 커브는 LTV 곡선의 형태를 파악하기에 용이하지만, 제한적인 기간 동안만 (2013-12-30 ~ 2014-02-24) 모든 코호트를 비교할 수 있을 뿐이며 트랜드를 파악하기 어렵다.
- LTV 트랜드는 모든 코호트에 대해서 트랜드를 잘 보여주지만, 각 코호트를 연속적으로 연결한 LTV 커브와 달리 코호트가 개별 행으로 구분되어 LTV 곡선의 형태를 제한적으로 보여준다.
- LTV 트랜드는 본질적으로 전체 범위를 일정한 간격으로 구분하여 정보를 표시하는 2차원 등고선 플롯에 해당한다.
- LTV 트랜드는 코호트 경과시간(age)에 대응하는 LTV 값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특정 milestone에 대응하는 LTV 값을 비연속적으로 보여준다.
- 히트맵은 고객 생애 주기의 모든 시점에 대응하는 모든 코호트와 함께 시즈널 이펙트도 잘 보여주지만, 색상의 변화만으로는 증가 수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
우리가 기업 실사를 진행할 때는 먼저 LTV 커브 자체와 LTV 트랜드를 주로 살펴보며, 히트맵은 가끔 사용한다. 우리 회사에 피치를 하러 온다면 이러한 그래프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여기까지 매출 LTV를 설명했다. 다음 포스팅에서 우리는 이 프레임워크를 가지고 코호트 레벨에서 고객 인게이지먼트와 재방문을 파악해 볼 것이다.
[전체 글 목록]
스타트업 성장 회계 Part 1. 사용자 성장을 확인하는 그로스 어카운팅(Growth Accounting)
스타트업 성장 회계 Part 2. 매출 성장을 확인하는 그로스 어카운팅(Growth Accounting)
스타트업 성장 회계 Part 3. 코호트 그리고 매출 LTV (Revenue L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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