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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START UP?/Len Sherman

리프트, 우버, 위워크, 버드: 불타서 사라지기 전까지 빛나는 별똥별인가?

안녕하세요.

오늘은 장문의 칼럼을 번역해 왔습니다. 반나절이 족히 걸렸네요.

 

기나긴 글에 앞서 개요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칼럼은 "공유" 카테고리에 나타난 굵직한 스타트업들에 내재한 근본적인 위험성을 지적합니다. 우버, 위워크, 버드가 강력한 브랜드 스토리와 VC의 돈뭉치를 등에 업고서 검증되지도 않은 수익모델로 일단 빠르게 성장하고 보자는 회사들이라 말하고, 그 이유를 설명합니다.

 

말하자면 남의 돈 꿔다가 밑 빠진 독에 물만 주구장창 붓고 있다 = 형편없는 이코노믹스를 가졌음에도 너무나 고평가 되어버린 회사라는 지적인데요.

 

Elephant in the room

 

어떤 내용인지 슥슥 스키밍을 하다가, "방 안의 코끼리"의 냄새가 나더군요. 처음 든 생각은 '몽땅 읽어야겠다', 다 읽은 이후에는 '블로그에 올려야겠다'란 것이었습니다. 전동 스쿠터 공유 스타트업의 일원으로서, 또 이 블로그의 운영자로서 칼럼을 번역하는 동안 복잡한 심경이 되었네요. 그러나 이 글은 확실하게 공유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이 칼럼의 내용이 공유업의 현재와 미래의 모든 것에 대해 100% 정확한 주장을 담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노동과 시간을 공유 스쿠터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 저로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내용 또한 있었습니다. 걸어온 길보다 가야 할 길이 훨씬 많은, 칭찬보단 욕할 거리가 훨씬 많은 공유경제 복잡계를 보는 하나의 유의미한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을 듯 해요.

 

제가 이 회사에 가야겠다는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과 이유, 그리고 회사에서의 경험을 통해 갖게 된 의문과 생각들. 또한, 그로스라는 영역에서 이야기되는 "Growth trumps profit"라는 명제를 비롯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은 별도의 포스팅으로 찾아뵐게요.

 

자, 그러면 지금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네놈의 번역을 믿을 수 없다 하시는 분께서는 아래 원문 링크를 눌러 주세요!

 

 

Forbes, 19/03/27

"Are Lyft, Uber, WeWork Bird The Next Shooting Stars?"

by Len Sherman

 

Are Lyft, Uber, WeWork And Bird The Next Shooting Stars?

VC and IPO investments in fast-growing but unprofitable ventures are bigger than ever. Lyft, Uber, WeWork, and Bird have fundamental flaws in their underlying business models that are likely to keep them deeply in the red for years to come, calling into qu

www.forbes.com

 


 

 

인터넷의 태동기부터 창업가는 크게 생각하고(Think Big) 작게 시작하며(Start Small) 빠르게 확장할 것(Scale Fast)을 요구받았다. 이러한 창업가의 만트라, 특히나 빠른 확장이란 VC의 자금으로 가능했고, 경제지에게 인정을 받아 월스트리트 은행가들에게 검증받는 지름길이다. 창업가가 시장지배, 부와 명성을 향한 여정에서 "성장은 수익을 이긴다(growth trumps profits)"를 신봉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20년 간, 지속불가능한 수익구조 없이 폭발적인 기업가치 성장을 이뤄 낸 기업은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수익성이 없음에도 급속도로 성장하는 회사에 대하여,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는 새로운 시대에 진입하고 있는 듯하다. 영감을 자극하지만 비즈니스 펀더멘탈이 없는, 게임체인저 브랜드가 부르는 사이렌의 노래는 어떻게 고평가를 받고 있는 것일까. 과거의 히스토리를 살펴보자.

 

 

별똥별들

 

2000년대에 접어든 시점의 인터넷 버블은 대표적인 별똥별의 사례다. Kozmo, eToys, Pets.com은 3년을 채 지속하지 못했으며 IPO 이후 20개월 만에 파산한 Webvan이 그러하다. Theranos, Better Place, Fab, Beepi가 수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으나 결국 파산한 것은 조금 더 최근의 사례들이다. 고평가 속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였지만 만성 적자를 면치 못하는 리프트, 우버, 위워크, 버드 등의 벤처 회사들이 별똥별의 다음 계보를 이을 것인지는 시간이 증명할 일이다.

 

별똥별: 불타서 부서지기 전까지만 아름답다

 

이러한 회사들은 다양한 카테고리와 시기에 걸쳐 있지만, 투자유치에 성공적이었으나 끝내 성공적인 비즈니스가 되지 못한 것을 설명하는 세 가지의 공통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1. 소비자, VC 그리고 경제지가 눈독 들일 만한 강력한 브랜드 스토리를 제공했다.

2. 지속가능한 수익성을 달성하기 위해 요구되는 노하우,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또는 유효시장을 갖지 못했다.

3. VC의 지원에 힘입어 투자금이 바닥나기 전에 시장을 장악하고 수익성을 갖춰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pets.com을 예로 들어보겠다. 인터넷이 세상에 막 태어났을 무렵,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은 낮은 가격, 무료배송과 각종 사료와 용품들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편리함에 놀라워했다. pets.com이 분별없이 집행한 슈퍼볼 광고가 미칠듯이 귀여웠다는 것엔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2000년 슈퍼볼에 등장한 귀여운 Pets.com 광고

 

Kozmo, eToys 그리고 Webvan도 매우 다양한 제품들이 컴퓨터 스크린으로부터 집앞까지 매우 효율적으로 도달할 수 있다고 소비자와 VC를 믿게 만들었다. 그러나, 위와 같은 강력한 브랜드 스토리는 시간이 흐르면서 명백한 실패로 드러났다. 이커머스 서비스의 시장 수용도(market acceptance)는 여전히 낮았으며, 주문부터 배송에 이르는 프로세스는 원시적이며 비싸고 지속될 수 없었다.

 

Webvan의 전 운영총괄임원은 회사의 실패를 회고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식료품 배송이 도착되지 않아서 화가 잔뜩 난 샌프란시스코 고객의 전화를 받은 날이었다. 나는 적당히 사과하고 곧 도착할 것이라는 의미없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내가 정말로 생각하고 있던 것은, 당신의 망할 주문이 어떻게 되었는지 생각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눈에 불을 켜고 Webvan을 26개 도시에 런칭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었다.

 

결국 Webvan은 공급 체인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음이 드러났고, 시장지배자를 향한 그들의 레이스는 15억 달러를 허공에 뿌린 셈이 되었다.

 

인터넷 초창기의 광풍이 만든 그저 초기의 실패 사례일 뿐이라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더 지나면서 다른 위대한 브랜드 스토리 또한 현실과는 거리가 멀었음이 드러났다. 헬스 케어 분야를 혁신하겠다고 약속한 Theranos를 보라. Better Place는 우리 모두가 배터리 교체 가능한 전기차를 운전하면 연속주행거리 제한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들었다. Beepi는 P2P 중고차 마켓플레이스를 만들었지만 거기엔 영업사원들만 넘쳐났다. Fab은 믿기 힘들 만큼 낮은 가격의 반짝 세일 MD를 자처하겠다며 큰 관심을 끌었다. 훌륭한 스토리를 가졌지만, 결국 어떤 회사도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에 브랜드 가치를 제공하면서도 수익을 남기는 비용구조를 구축하지 못했다. 

 

 

우리 모두는 위대한 스토리에 열광한다

 

비즈니스 생존능력에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도, 어째서 우리는 유니크한 브랜드 스토리를 가진 회사의 덫에 걸려들까? 사람이란 감정적으로 강력한 스토리에 끌리도록 설계된 동물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스토리텔링이 신뢰, 공감의 감정을 증폭시키는 옥시토신 호르몬을 촉진시키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증명도 있다. 신경과학자들은 흥미롭고 잘 만들어진 이야기를 들을 때 우리의 뇌는 마치 그 스토리를 직접 경험하는 것처럼 반응함을 밝혀냈다. Theranos는 내가 혈액검사를 받고 싶어하는 방식이며, 위워크는 내가 일하고 싶은 장소이며, 전동 스쿠터를 타는 건 진짜로 재미있어 보인다!

 

우리 모두는 위대한 스토리에 열광하며, 그 우리에는 소비자, 투자자 그리고 특히 대중에게 어필하는 강력한 이야깃거리를 찾는 경제지 기자가 포함된다. 굵직한 신문들이 버드, 스냅챗과 테슬라의 출시에 얼마나 열렬한 환호를 보냈는지를 기억해 보라. 수익모델은 검증되지 않았으나 강력한 브랜드 스토리를 지닌 회사들 말이다.

 

위와 같은 배경에서, VC 지원 하에 고속성장을 이뤄내지만 현금흐름에 커다란 문제가 있는, 그러나 매력적인 브랜드 스토리를 가진 회사들이 믿기 힘들 만큼 높은 기업가치를 갖게 된다.

 

미국 VC의 자본투자는 1억 달러 이상 규모 메가 라운드 투자의 공격적인 집행 속에 2018년 1,300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투자금은 전년대비 90% 증가했으며(+90% YOY, Year-Over-Year) 메가 라운드 투자규모는 2배 이상 커졌는데, 메가 라운드 투자는 작년 집행된 벤처 투자 총액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준까지 비중이 높아졌다.

 

수익성보다 성장을 강조하는 추세는 주식시장을 비롯한 공모 자본시장(public capital market)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2018년 첫 3개분기 간 미국 주식회사의 83%가 기업공개 이후 12개월 간 적자를 냈는데, 83% 역시 역대 최고를 경신한 수치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공모 시장에 뛰어든 적자 기업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알 수 없는 현상은 2000년 인터넷 버블이 터지기 직전에 목격된 바 있다.

 

우리가 지금 목격하는 것은 위대한 브랜드 약속(brand promise) 이면에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갖추지 못한 벤처 회사에 대한 비이성적인 두 번째 열광일 수 있다.

 

 

위워크의 폭발적인 부상... 그리고 침몰?

 

위워크라는 오리지널 브랜드명으로 알려진 We Company를 예로 들어보자. 이 회사는 창업가, 프리랜서, 스몰 비즈니스 그리고 최근 들어 대기업 직원들을 위한 공유 업무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2010년 설립되었다.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위워크가 2018년 20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리며 숨가쁘게 성장해오는 동안, 손실 규모는 그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급속한 성장을 이어나가기 위하여 위워크는 벤처 캐피탈로부터 130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빨아들였고, 470억 달러 가치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Len Sherman(원글 저자) 분석

 

매출보다 손실이 더 빠르게 성장하는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놀랄만큼 높이 평가되고 있다.

 

  • We Company는 창립 10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으나, 한 번도 수익을 낸 적이 없으며 손실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슈퍼스타로 분류되는 기술기업인 페이스북, 구글, 에어비엔비와 세일즈포스는 창립 10주년 시점에 건실한 positive cash flow를 만들어냈다.
  • 위워크의 비즈니스 모델은 수십년에 걸친 임대계약을 유연한 단기 임대로 치환하여 차익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본질적인 리스크를 갖고 있다. 위워크는 시장 확대에 따라 수익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유연한 업무공간에 대한 수요가 위워크 탄생 이래 매년 성장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수익을 내지 못했다.
  • 위워크의 임대공간점유율(occupancy rate)는 2018년에 오히려 감소했는데, 이는 향후 2년에 걸쳐 나타나게 될 글로벌 시장의 수요 완화 추세를 나타내는 선행지표일 가능성이 있다.
  • 우리는 이미 위워크와 가장 유사한 모델을 가졌던 IWG(Regus라는 브랜드명으로 사업 운영)의 흥망성쇠를 목격했다. Regus는 1980년 후반 출시되어 급속하게 사업을 확장했고,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임시 업무공간을 대여하는 서비스가 되었다. 그러나 2003년 Regus는 사무공간 수요 급감에 따라, 닷컴버블이 터진 이후 파산에 내몰렸다. 조직 개편과 글로벌 확장을 거듭하던 Regus는 2008년 금융위기 악재 속에서 다시 수요감소를 겪었으며, Regus의 운영이익은 2009년 52%, 2010년 66% 수준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이보다 더 심각한 밸런스 시트를 가진 위워크는 아직 수요급감을 겪지 않았는데, 그들이 미래에 일어날 경기침체에 얼마나 잘 대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Regus의 거래량은 위워크가 누리는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Regus의 모기업인 IWG는 위워크와 거의 비슷한 규모를 지녔으며 지난 2년 간 11%, 17%라는 준수한 성장률을 만들어내며 순수익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IWG의 시가총액은 고작 매출규모의 1배 수준에 그치는 데 반해, 위워크는 매출액의 20배 이상으로 평가받는다. 이 차이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물론 위워크가 Regus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위워크는 성장하는 매출로부터 매력적인 마진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위워크는 전통적인 사무실 임대에 비하여 임대자의 요구사항을 최소화하는 데 강점을 발휘한다. 또 새롭게 취득 또는 대여한 건물을 임대가능한 공간으로 전환시키는 것에도 효율 측면의 강점을 지닌다. 그러나 공간임대 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높은 마진율 개선을 이뤄낸 것만으로는 동 카테고리 기업들을 아득히 뛰어넘는 20배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정당화할 수 없다. 투자자가 위워크의 사업 잠재성을 바라보는 관점에는 근본적으로 다른 무언가가 존재한다.

 

 

별똥별 밸류에이션을 이끄는 요인들

 

서로 연결관계에 있는 세 가지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실패로 끝난 이전의 기술산업 별똥별들의 사례와 놀라울 만큼 유사해 보인다.

 

 

    1. 위워크는 독창적이며 강력한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10여년 전, 위워크 창립자들은 사회적 교류, 웰빙, 생산성, 창조성 그리고 행복을 증진시키는 업무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니즈가 충족되지 않고 있음을 알아챘다. 이로부터 창립자들은 위워크 브랜드 약속으로부터 위리브(We Live), 위파티(We Party), 위네트워크(We Network), 위엑서사이즈(We Exercise), 위런(We Learn), 위케어 포 아워 칠드런(We Care For Our Children), 위디자인 오피스 스페이스(We Design Office Space), 기타 등등으로 확장해낼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러한 비전은 위워크의 매력적인 브랜드 스토리를 한층 강화하는데, 위워크 CEO는 딱딱한 부동산 회사가 아니라 감정적으로 연결된 스마트한 창업가들의 세대가 공유하는 의식의 상태 ("state of conciousness")로 위워크를 설명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Financial Times의 "Lex in depth: Why Wework does not deserve a $20bn price tag"(유료기사)에 따르면:

 

위워크의 끝을 알 수 없는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위워크가 유연한 업무공간 대여자를 훨씬 넘어선 기업임을 증명할 수 있을 때에만 정당화될 수 있다. 이는 위워크가 부가 서비스를 계속해서 확장해 나가고 있는 이유일 수도 있다. 위워크의 부가 서비스에는 소셜 네트워크 Meetup, 코딩 트레이너 Flatiron School 그리고 연간 수업료가 $36,000에 달하게 될 뉴욕의 유치원 WeGrow를 포함한다. 위워크가 2016년 지분을 구매한 스페인의 인공 파도 수영장 기업과의 시너지는 꽤 상상하기 힘든 수준이다.

 

위워크는 자신들의 총체적 가치가 개별 비즈니스 가치의 단순합보다 훨씬 크다고 주장하면서 스스로를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그러나 특출나게 높은 마진, 강력한 규모의 경제, 고객 잠금효과(lock-in), 견고한 네트워크 효과를 갖춘 진정한 기술 플랫폼들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위워크의 비즈니스 모델이 정당화할 수 있는 증거는 거의 없다. 오히려 반대로, 위워크는 다음과 같은 위험성을 갖고 있다:

 

  • 고정비 높음
  • 순환성을 갖는 비즈니스
  • 태생적으로 운영이익이 제한적임
  • 고객 이탈률 높음
  • 제한적인 규모의 경제
  • 검증되지 않은 네트워크 효과

게다가 위워크의 부가적인 서비스들, WeLive (가구를 갖춘 임대주거공간), Rise by We (웰빙 센터), WeGrow (교육기관) 등이 위워크 사무공간 대여자들의 지갑을 열어 매력적인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없을지도 확실하지 않다. 위워크의 핵심 및 부가 서비스들이 주로 기술친화적이며 고소득 계층으로 향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제공된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더한다. 창업과 성공을 열망하는 lifestage에 위치한 밀레니얼들은 성공하면 위워크 서비스가 필요없게 되고, 실패한다면 위워크 서비스를 지불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위워크 비즈니스 모델은 만성적으로 높은 고객 이탈률 문제를 겪고, 그에 따른 매출변동이 주기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높은 공간점유율과 부가 서비스 멤버십 가입자 수를 유지시키기 위한 세일즈 마케팅에 많은 리소스를 지속적으로 써야 할 것이다.

 

 

    2. 다수의 경제지가 위워크 비즈니스 모델의 생존력이 아닌 브랜드 스토리가 가진 인간적 관점만을 강조해 왔다

 

다수의 사용자나 공신력 있는 기관 등 제3자가 만들어내는 earned media는 독창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려 애쓰는 회사에게 매우 커다란 가치를 지닌다. 이러한 측면에서 언론은 위워크의 휘황찬란한 비즈니스 택틱을 알아서 보도해주는 훌륭한 아군을 자처해 왔다. 예를 들면 수천 명의 직원들을 위해 매년 열어주는 bacchanalia 행사라거나, 업무공간에서 수제맥주를 무제한으로 준다거나, 새로운 서비스가 끝도 없이 출시된다거나, 직원 식단에 채식주의자 정책을 도입한 것이라거나.

 

위워크는 하나의 서비스로서, 유니크한 문화를 선도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을까? 적어도 위워크 고객 경험에 관한 뉴욕타임즈 에세이는 그렇게 생각하는 듯하다.

 

위워크는 고객들에게 사회적 소속감을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위워크는 알 수 없는 무언가로부터 살포시 지지받는다는 느낌을 준다. 완전 방치된 상태도 완전 묶인 상태도 아닌, 다른 사람들과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이다. 처음에는 이런 연결성은 개인 간에 이루어지는 계약, 동료와의 협업, 낯선 이들과의 만남과 친구들 사이의 친밀감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러한 느낌들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궁극적으로 위워크가 전하는 경험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어떤 느낌과도 같지 않게 된다. 모든 인간의 노동이 WeNodes의 단체들을 통해서 거래되는 WeWorld를 상상해 봄직하다. 건축, 기술과 복지의 매우 훌륭한 결합체가 사회분열을 위한 진통제로서 기능한다면, 그것은 조직들을 서로 섞이게 하는 용해제로도 쉽게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저것은 당신이 알고 있는 진부하고 따분한 사무공간 대여 회사가 아닌 것이다!

 

 

    3. 메가 VC와 소프트뱅크는 위워크가 대담한 비전을 추구할 수 있도록 투자규모를 2, 3배씩 늘려왔다

 

최근 새로운 종류의 메가 VC와 국부펀드(SWF, sovereign wealth fund)가 부상하면서 기술 스타트업에 집행되는 private capital 규모가 극적으로 커졌다. 소프트뱅크의 비전 펀드는 이러한 새 판의 가장 커다란 플레이어로, 우버 93억 달러, SoFi 10억 달러를 비롯해 기타 10곳의 스타트업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오고 있다. 심지어 소프트뱅크는 미국의 애완견 산책 서비스 Wag에도 3억 달러를 투자했다.

 

전례없는 규모의 투자는 벤처 회사의 급성장을 가능하게 한다(실제로는 "요구"하겠지만). 그러나 이러한 투자는 비즈니스 모델이 검증되고 핵심 운영 프로세스가 구축된 다음 고객 행동을 충분히 파악하거나 시장 경쟁력이 확보되기도 전에 이루어진다.

 

지난 2년 간 소프트뱅크가 위워크에 100억 달러 이상 투자한 케이스도 이에 해당할 것인데, 소프트뱅크의 총알로 위워크는 서비스 운영규모를 32개국 92개 도시에의 550개의 빌딩에서 27만 규모의 고객으로 확장했다 - 그리고 규모의 확장은 고스란히 손실의 확장으로 이어졌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10월 위워크의 대주주가 되기 위해 16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 LP(Limited Partner, 펀드에 출자하는 투자자를 지칭)의 노골적인 거부로 물러섰다. 결과적으로 위워크는 1월 소프트뱅크로부터 "고작" 20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고 기업가치를 80억 달러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메가 VC 투자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지난 2년 간 위워크 자본의 유일한 소스가 되면서, 투자자본과 스스로를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 위워크는 연간 10억 달러에 달하는 burn rate를 충당하는 한편, 2023년부터 180억 달러에 달하는 장기대출 상환이 시작되므로 향후 수 년간 추가 자금을 필요로 할 것이다.
  • 소프트뱅크의 LP는 이미 위워크에 추가 자본을 투자하는 것에 곤란함을 표시해 왔으며, 이는 소프트뱅크가 다른 자금줄을 찾아야 함을 의미한다. 소프트뱅크 최근 투자금의 절반 정도만이 신주였으며, 나머지 절반은 더 낮은 값에 기존 주주를 매입한 것이었다.
  • 위워크의 하늘 높은 줄 모르는 470억 달러의 밸류에이션에 대해 어떤 검증도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더 낮은 기업가치나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항들이 없다면 다른 VC들은 신선한 자금을 섣불리 제공하지 않을 것이다.
  • 1년 전 위워크가 판매한 채권은 정크로 평가되었고 퍼포먼스는 고수익 채권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위워크의 누적손실과 취약한 밸런스 시트를 우려하고 있다는 신호다.
  • 많은 경제학자들은 부채상승과 GDP 성장률 둔화가 나타나면서 글로벌 경제의 안전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명백히 위워크의 자금유치 전망은 점점 더 글로벌 경제 침체로 인하여 제한될 것이다.

통 크고 관대한 메가 VC의 조력, 경제지가 앞다투어 보도한 매력적인 기업 비전과 높은 수준의 고객만족에 힘입어 위워크는 우버 다음으로 기업가치가 높은 기술기업이 되었다.

 

그러나 초고속 성장(hyper growth)을 위한 대규모 투자유치(mega fundraising)를 원동력으로 회사를 운영하고자 하는 창업자들의 커다란 야망은 수익성 개선보다 글로벌 확장에 높은 우선순위를 계속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이는 취약한 밸런스 시트, 만성적인 적자, 불확실한 미래 자금조달 전망, 그리고 임시 사무공간 수요의 감소 상황에 대처해야 할 가능성을 간과하는 등 회사를 총체적인 위험 상황으로 만든다. 초고속 성장과 대규모 투자유치의 톱니바퀴 위에 올라탔던 과거의 기업들은 이 게임의 끝이 영 좋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초고속 성장을 향해 달리는 기업들

 

우버는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로부터 90억 달러의 투자를 받아 차량공유 카테고리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향해 달렸다. 그러나 우버의 초고속 성장 전략은 거짓으로 증명되었거나 아직 증명되지 않은 6개의 핵심 가정을 전제했다.

 

  • 고정자산이 거의 필요하지 않은 우버의 비즈니스 모델과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는 우버가 진입한 모든 시장에서 거대한 규모의 경제와 퍼스트 무버 어드밴티지를 만들어낼 것이다.
  • 우버가 성공적으로 유치한 대규모 자금은 시장 경쟁 주도권과 함께 글로벌 시장의 독점적 지위 및 가격결정권을 확보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 우버의 규모에서 오는 이점과 세련된 AI 알고리즘은 우월한 서비스 제공을 가능케 하며, 탑승객과 운전자의 대기 시간을 단축해 운전자 생산성을 향상시킴으로써 우버가 '낮은 요금', '매력적인 운전자 보상', '기업 수익'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소비자를 우버의 편에 서게 함으로써, 공격적인 서비스 확장을 제한하고자 하는 시 당국을 신경쓰지 않고 우버는 꽃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다. 우버의 사업 우선순위가 공공정책의 목표들 - 지속가능하며 효율적인 대중교통, 공해 감소, 시 당국이 관여해야 하는 영역의 확장에 따른 적절한 보상 - 과 상충된다 하더라도.
  • 우버의 도심 이동수단 플랫폼과 거대한 차량공유 운전자 베이스는 수익성을 갖춘 성장을 이끌어내는 다른 라스트 마일 비즈니스로 확장하는 데 있어 무궁무진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장기적 관점에서 자본 시장에서의 투자와 기업 자체 소득의 결합은 자동화된 차량 운영 단계로 매끄럽게 전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며, 이는 기업의 미래를 한층 더 밝게 만들 것이다.

우버가 정말로 세계에서 가장 큰 차량공유 기업이 되었음에도, 스타트업 역사상 가장 많은 손실을 가장 빠르게 냈다는 찝찝한 오명을 얻기도 했다. 기업 설립 10주년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우버는 작년 40억 달러의 운영손실, 둔화된 성장 그리고 높아지는 규제 상황을 딛고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를 계획하고 있다. 게다가, 우버 CEO Dara Khosrowshahi는 최근 미국의 핵심 차량공유 사업에 있어 (리프트 등과의 치열한 경쟁상황으로 인해) 다음과 같이 인정했다:

 

"나는 시장에서 금방 수익이 날 것으로 기대하지 않습니다."

 

버드 또한 '성인이 도심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스쿠터'라는 강력한 브랜드 스토리로 메가 펀딩을 유치한 사례에 해당하는데, 이 회사는 특히 10억 달러 밸류에이션을 역사상 가장 빠르게 달성하기도 했다. 2017년 9월 설립된 버드는 9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20억 달러의 밸류에이션으로 총 5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등극했다.

 

버드는 투자금을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쏟아부었다. 설립 후 첫 14개월 동안, 버드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120개가 넘는 도시에 진출했다.

 

그러나 핵심 비즈니스 가설을 검증하기도 전에 너무 빨리 사업을 확장했던 다른 많은 벤처 회사들처럼, 버드 또한 전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이슈와 예측하지 못한 운영 상의 난관에 봉착했다.

 

 

  • 내구성과 비용

운영 첫 해 동안 버드는 $550짜리 스쿠터 다수가 공유 환경에서 채 2달을 못 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내구성과 비용이라는 핵심 운영지표가 최초 가정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불구로 만들어 버렸다.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 위해 버드는 스쿠터 서비스 생명주기를 2배로 늘리거나, 스쿠터 1대 확보 비용(unit acquisition cost)을 1/3로 줄이거나, 가격을 올리거나 아니면 세 개를 다 해내야 할 것이다. 버드는 최근 인력의 5%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 안전

퍼스트 무버 어드밴티지를 향해 버드가 숨가쁘게 달리는 동안, 스쿠터 공유 스타트업들은 매우 높은 사고율과 정비 관련한 안전 문제를 겪어오고 있다. 질병관리센터(The Centers for Disease Control)는 찰과상, 뼈 부러짐, 심각한 머리 부상을 포함하는 스쿠터 안전사고를 바탕으로 한 최초의 연구자료를 발간했다. 연구자료에 따르면 사고의 대다수가 차량(스쿠터)에서 떨어지는 것에 기인하며 98%의 사고자는 헬멧을 쓰지 않았다. 버드가 운영하고자 하는 규모에서, 기업은 향후 수년에 걸쳐 심화될 안전 관련 규제에 답을 내놓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 과열경쟁

퍼스트 무버 버드의 등장, 높은 초기 성장성과 장밋빛 재무 전망들로 VC 광풍이 불면서 라임, 스쿳, 스킵, 스핀, 점프(우버) 및 리프트와 같은 수많은 공유 스쿠터 경쟁자들이 부상했다. 현재 버드는 스쿠터 대여량과 매출에서 라임에게 글로벌 마켓 리더의 지위를 빼앗긴 상태다.

 

 

  • 규제 역풍

우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 우버와 리프트 임원이자 현 버드 CEO인 Travis VanderZanden은 시 당국 허가 없이 스쿠터를 마구 뿌리기 시작했다. '일단 출시하고 나중에 설명하자' 정책으로 버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역풍을 맞았는데, 시 의회가 스쿠터 운영을 금지시키고 허가제 파일럿 프로그램 참여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버드를 애초부터 제외시켰다. 버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결국 운영허가를 얻었지만, 공급대수 제한을 준수하면서 다른 3개의 운영사와 경쟁해야 하는 형편이 되었다. 버드의 본고장인 산타 모니카, 그리고 덴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 아주 훌륭한 퍼스트 무버 어드밴티지다.

 

 

불리한 상황이 전개되면서 버드의 인상적인 데뷔를 둘러싼 초기의 희망론은 이제 사업성에 대한 냉정한 검토 쪽으로 돌아섰고, 시장점유율 확보는 더 이상 CEO의 최우선순위가 아니게 되었다. 버드는 확장 계획을 늦추고 새로운 사업모델로 피벗하고 있는데, 이는 스쿠터 구매, 충전 및 정비를 책임지는 개인 계약자에게 버드 브랜드와 플랫폼 사용을 허가해주는 것이다. 고정비로부터 자유롭고 보다 우버스럽긴 하지만, 버드의 새 비즈니스 모델은 지금 스쿠터 공유 카테고리에 존재하는 문제에 답하지 못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미 버드는 초고속 성장/대규모 투자유치의 러닝머신 위에 올라타 버렸다.

 

버드 CEO의 설명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모델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며, 이는 1개 대여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낮춰야 함을 의미한다... 만약 당신이 좋은 수익모델 없이 성장만을 추구한다면, 미래를 담보할 수 없게 것이다. 당신은 단기적으로는 벤처 캐피탈에 올라탈 수 있겠지만, 그 좋은 날이 끝나고 당신이 좋은 비즈니스를 구축하지 못했다면, 그게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누가 알겠는가. 

 

 

교훈들

 

강력한 브랜드 스토리를 갖고 VC로부터 투자를 받아보려는 차세대 창업가들은 VanderZanden의 조언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위에서 인용된 사례들은 퍼스트 무버 어드밴티지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않음을 보여준다. 특히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가 제한되고 IP를 쉽게 모방할 수 있는 시장 영역에서 말이다. VC 커뮤니티에 존재하는 FOMO(Fear Of Missing Out)의 압박은 종종 너무나 많은 경쟁자들이 검증되지 않은 사업과 시장에 달려드는 군집행동(herd behavior)을 조장하곤 한다. 월가는 운영 손실을 메우려 공모자본을 유치하려는 스쿠터 스타트업의 IPO를 기다리고 있으며, Lyft가 그 시작을 알렸다.

 

리프트의 공허한 브랜드 약속들에 대해 돈뭉치를 베팅하려고 줄을 서기 전에, 투자자들은 적자를 발생시키는 고질적 요인들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는지에 대해 신중히 재고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을 향한 레이스가 한낱 신기루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우버와 다른 별똥별 벤처기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